<경영인코너>재일교포 기업인 부산 남성조선 姜東根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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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고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입니다.』 강동근(姜東根.66)남성조선 회장은 일본에서 철강(安田상점).무역(에스로드社).건설(GAP社)업체등(연매출 2천억원대)을 운영하고 있는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다.그는 일본(東京)에 살면서도 한 두달에 한번꼴은 꼭 한국(釜山)을 찾 아온다.
한국내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어 사업관계 일이 많기도 하지만갈수록 더해가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72년 부산에 동삼(東三)수산을 처음 설립한뒤 남성조선(81년).남성엔지니어링(91년).姜인터내셔널(94년)등을 잇따라 인수하거나 설립했다.이번에는 식품.타일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29일부터 부산에 머무르고 있다.
고국에서 번돈은 단 한 푼도 일본에 가져가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 姜회장은 90년 옛 소련의 사할린과 나홋카에 남성조선이50%의 지분을 가진 韓蘇 합작 수리조선소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엔 국내조선업체로서는 최초로 韓中 합작조선소 인 대련남성수선유한공사를 중국 다롄(大連)에 설립하는등 한국 수리조선업체의국제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북한 나진.선봉지구에 수리조선소 설립을 은밀히 추진하는등 북한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89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러시아 선박을 수리하는등 그동안 모두 1백16척의 러시아 선박을 수리,부산지역경제의 러시아 특수에도 한몫을 했다.
일본인 맏며느리에게 한국국적을 갖도록 하고 가정에서 한국식 생활을 철저하게 지키는 姜회장은 해방 50주년인 지난 광복절엔일본에 살고 있는 4남5녀의 자식과 손자등 가족 20여명을 모두 한국에 함께 데려왔었다.
경남 양산의 조상묘소에 참배토록 하는등 후손들에게 고국의 소중함과 한국인의 긍지를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해방이 되면서 징용으로 끌려갔다 귀국한 선친등 가족들의 귀국권유를 뿌리치고 혼자 일본에 남아 철강.무역업등으로 돈을 번 2세 교포인 姜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고국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면서 『여생을 고국을 위해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釜山=姜眞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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