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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학구열 뜨거운 한국인들 이 음식엔 이 와인, 편견 깨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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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안심 스테이크에 샴페인이 어울릴까요?’

21일 오찬을 하며 만난 프랑스 볼랭제하우스의 비아니 파브레(28·사진) 수출담당 이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곧바로 이 회사의 그랑 아네 로제 샴페인을 주문했다.

“한국 사람은 와인 학구열이 뜨겁지만 ‘이 음식엔 이 와인이 맞다’는 사고방식에 너무 빠져있는 것 같아요. 여러 와인을 마셔보고 스스로의 입맛에 맞는 걸 찾아가길 권합니다.”

한국의 와인 시장이 양적 팽장을 거쳐 질적 도약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파브레 이사는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라피트 로트실드에서 양조기술과 와인 감별법을 배우며 컸다. 파리에서 양조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2003년부터 와인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런 경력 덕분에 2006년 ‘007 샴페인’으로 알려진 볼랭제하우스에 이사로 영입됐다.

-해외 샴페인 소비 동향은.

“로제 샴페인이 인기다. 보통 것보다 50% 정도 값이 비싸 외면받다가 좋은 샴페인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 단맛보다는 건조한 맛의 샴페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파티장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일반 와인처럼 그 맛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아시아 각지의 샴페인 소비 성향은 어떤가.

“일본은 90% 이상이 나이트클럽이나 술집에서 소비된다. 중국은 호텔에서 90% 이상 팔린다. 한국은 레스토랑이나 가정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맛을 알고 찾는 이가 많다는 의미다. 중고가 샴페인의 판매량이 해마다 50% 정도씩 늘면서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지표가 됐다.”

-샴페인이나 와인 가격이 부풀려져 있다는 비판이 있다.

“우리 볼랭제는 저평가돼 있다. 영국·일본 등지와 비교했더니 값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비싸게 느끼는 건 관세 탓일 것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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