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이벤트>대고려국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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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로부터 크고작은 전시장에 학생관람객들이 넘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전시장은 단연「대고려국보전(大高麗國寶展)」이 열리고 있는 호암갤러리다.초.
중.고교의 미술이나 역사책에 고려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실린 사진들의 실물을 이 전시에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전시는 전문 전시안내인이 2시간마다 전시작품을 소상히설명해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사회교육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친절한 안내와 전시소개가 일반적이지만「대고려국보전」은 전문 전시안내인의 설명외에도 충실한 전시안내 브로슈어,전시내용을 보충하는 자상한 설명패널,그리고 관련자료를 담은비디오를 방영하는등 어느 전시보다 친절한 전시로 알려지고 있다. 대고려국보전에 소개된 고려미술품과 문화재는 전부 2백66점.이 가운데 국보 25점,보물 19점이 포함돼 있다.또 일본.
미국.영국에서 대여해온 미술품도 26점이 들어있다.
이 전시에는 청자를 포함해 고려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고려불화.고려나전칠기.고려회화.서예.금속공예등 다양한 면의 고려문화가 한자리에 종합적으로 소개중이다.
세계 최대규모의 불화인 일본 가가미진자(鏡神社)소장의「수월관음도」나 특수한 조명아래서 마치 금방 만들어낸 것처럼 반짝이는나전대모국당초문염주합(螺鈿玳瑁菊唐草紋念珠盒),그리고 고려의 앳된 소녀같은 청자동녀형연적(靑瓷童女形硯滴)등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들이다.
또 순금장신구와 玉장신구,은제(銀製)팔찌등 화려했던 생활장식품들도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면서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고려의미술품들이다.
전시안내인들의 설명을 메모하는 학생들의 진지한 감상태도 말고도 마치 유럽의 어느 유명미술관처럼 아마추어 작가나 기성 작가들이 전시장안에서 화구를 펼쳐놓고 전시품을 데생하는 모습을 쉽사리 마주치는 것도 많은 볼거리를 담은 전시회가 그려내는 진기한 풍경중 하나다.
(751)9995.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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