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 파주 단지 기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LG필립스LCD의 파주 LCD(액정표시장치) 산업단지는 충남 아산에 조성 중인 삼성전자의 7세대 LCD 단지(60만평 규모)와 함께 '서해안 LCD 클러스터'의 양축이 될 전망이다.

파주와 아산 사이에는 수원의 삼성전자 LCD TV세트 공장이 있고, 평택과 화성에는 대규모 외국인 전용 산업단지가 들어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자재 및 부품.완성품.물류가 이어지는 대규모 수도권 LCD 벨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는 파주에 LCD 단지 외에도 50만평 규모의 PDP(벽걸이용 화면) 공단을 별도로 마련, 총 150만평 규모의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수도권 LCD 벨트는 일본.대만의 단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LCD 출하량에서 근소한 차이로 한국에 뒤지고 있는 대만은 타이남과 타이쭝의 대규모 단지를 키우고 있다. 과거 LCD 산업 주도국이었던 일본도 자국 내 샤프의 LCD 단지 등을 키워 옛 영광을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대만과 일본보다 한발 앞서 7세대 생산라인 증설에 착수함으로써 차세대 대형 LCD TV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가 파주를 선택한 것은 이 지역의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LCD 제품의 수출이 100% 항공편으로 이뤄지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입지조건으로 인해 물류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휴전선에서 불과 10㎞ 떨어진 거리에 외국 자본이 투입된 대규모 단지가 들어섬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단지를 조성하는 데는 중앙 및 지방정부와 기업체 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경기도는 단지를 조성하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분묘 대책반'까지 구성하고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직접 외자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