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만성간염환자 과로.과음땐 치명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표적 미남 탤런트중 하나로 뭇여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임성민(林成敏)씨가 20일 만성간염증세 악화로 숨졌다.같은날 코미디계의 대부 김경태(金慶泰)씨도 간암으로 사망했다.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연속극과 토크쇼를 통해 이들의 밝은 얼굴을접하던 팬들에겐 이들의 느닷없는 죽음이 여간 충격적이 아니다.
사정은 바다 건너 미국도 마찬가지다.최근 뉴욕양키스의 강타자미키 맨틀이 간암이식수술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는가 하면 TV연속극 댈러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래리 해그먼 역시 간암으로 LA에서 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명인들의 간(肝)수난시대도 국적에 따라 서로다른 원인에서 비롯된다.
두주불사(斗酒不辭)형 알콜중독자로 악명높았던 맨틀과 해그먼에게 과음이 원인이었던 반면 林씨와 金씨에겐 간염 바이러스가 불행의 씨앗이었다는 것.하지만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90%정도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되지 않고 정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이들의 죽음엔 오히려 과로가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필 어버이날 입원하게돼 어머니께 죄송합니다.1주일정도 쉬면 회복할 수 있겠지요.』 비운의 스타 林씨가 5월초 입원당시모잡지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자신의 심정이다.그러나 이러한그의 낙관속엔 발병전 6개월이 넘는 두차례의 장기해외로케와 TV,영화의 잇따른 겹치기 출연이란 보통사람도 견디기 힘든 강행군이 숨어 있었던 것이 비극이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인 예방접종확대에도 불구하고 林씨와 같은 간염바이러스 국내보유자는 현재 전인구의 5.5%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간염〓국민병」이라 불릴 만하다.
문제는 이러한 간염바이러스를 격퇴할 수 있는 이른바 특효약이없다는 것으로 현재 이들 만성간질환을 치료하는데 이용되는 콜히친이나 인터페론,스테로이드 제제등은 모두 아직 보조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들에겐 두가지가 강조된다.
우선 간은 간세포의 90%가 파괴돼도 제 기능을 발휘하는 놀라운 재생력을 보이지만 일단 수용한계를 넘어서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는 특성을 보여 침묵의 장기로까지 불린다는 것.
따라서 항원 (+)인 바이러스 보유자는 비록 황달이나 복수등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평소 건강관리를 게을리해선 안된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이들 보유자에게 6개월에 한번꼴로 간기능검사와 함께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만성간질환의 경우 공격보다수비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
간에 좋다는 보약이나 영양식.휴식등을 백번 잘해도 과로나 상습적인 음주와 흡연,간독성이 있을 수 있는 한약재나 약물복용등간에 해로운 것들은 한번이라도 잘못 쓰면 자칫 헤어날 수 없는회복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洪慧 杰.本社의학전문기자.醫師〉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