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 위에서 커피 한잔 할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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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강다리에 만들어지는 전망대 겸 카페. 전망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한강 둔치로 내려간다<사진左>.
한강다리 위에 조성되는 버스승강장. 이런 승강장은 한강·동작·양화·잠실·한남대교 위에 만들어진다<사진右>.

걸어 다니기가 사실상 힘들었던 한강다리가 시민들과 가까워질 전망이다. 다리 위에 버스정류장이 생기고, 버스정류장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한강 둔치로 내려갈 수 있게 만들어진다. 버스정류장에는 통유리로 만든 전망대 겸 카페가 생겨 흐르는 한강을 바라보며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한강 교량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17일 발표했다.

사업 대상은 26개 한강다리 중 비교적 교통혼잡이 덜한 마포·양화·한강·동작·한남·잠실대교와 광진교 등 7개다. 이들 다리에 예산 326억원을 투입해 보행접근성을 높이는 공사가 이달 내 착공돼 12월에 완공된다. 특히 광진교는 이르면 내후년에 자동차가 다니지 않고 도보나 자전거로만 통행하는 보행 전용 다리로 바뀐다.

◇버스정류장에 노천 카페까지=양화·한강·동작·한남·잠실대교 위에 버스정류장이 생긴다. 버스정류장이 생기는 위치는 다리 남·북단 중에서 한강시민공원이 조성돼 있는 쪽이다. 한강대교만 북단이며, 나머지는 모두 다리 남단이다.

버스정류장에는 25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전망대형 카페를 만든다. 전망대는 통유리벽으로 만들어, 내부에서 주변 풍경을 훤히 볼 수 있게 만든다. 카페 안에는 다리 아래쪽의 한강 둔치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엘리베이터 역시 탑승 중 한강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투명 구조로 설치한다. 특히 양화대교에는 수직이 아니라 경사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타는 재미를 높인다.

버스정류장과 카페 바닥은 대부분 나무데크를 깔아 편안한 느낌을 줄 계획. 다만 한강대교에는 플라스틱과 유리섬유가 섞인 복합소재를 깔아 경쾌한 감각을 살린다. 버스정류장과 카페를 만드느라 다리의 차로 숫자를 줄이지는 않는다. 다리 옆에 별도의 교각을 세우고 이 위에 버스정류장과 카페 공간을 확보해 기존 다리에 연결하는 방법을 쓴다. 다리에는 남→북 및 북→남 각 방향에 정류장을 놓되, 한남대교는 강북 방향에만 설치한다.

◇보행로도 넓혀=마포대교는 도보나 자전거로 통행하는 시민들이 편하도록 보도 폭을 현재의 2m에서 4m로 넓힌다. 10개인 차로 폭을 현재의 3.5m에서 3.25m로 조금씩 줄여 공간을 만든다. 또 다리에서 남·북단 한강공원으로 연결되는 경사로를 4개 설치한다. 다리 중간에는 주변 경관을 조망하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를 만든다. 한강대교도 차로 폭을 조정해 보도 폭을 현재 2.5m에서 5m로 넓힌다.

광진교는 차로를 현재의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고 차로 감소로 확보된 공간(폭 10m)에 나무를 심고 화단을 조성한다. 벤치와 녹지보행로도 만들 예정이다. 다리 중간지점의 하부에 테라스형 전망대 겸 카페도 만든다. 광진교 옆으로 암사대교가 완공되는 내년 연말 이후에는 차로를 완전히 없애고 보행 전용 교량으로 만든다.  

김영걸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올겨울이면 한강다리 위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눈 내리는 한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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