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최대배출 미국 →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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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국이 됐다고 영국 BBC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중 대표적인 기체다.

미국 UC 버클리, UC 샌디에이고 연구팀은 “2004~2010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정한 결과 연평균 11%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기후변화위원회의 예상치(2.5~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BBC는 “새로 나온 추정치를 감안하면 중국은 이미 2006~2007년 사이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을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과소평가해 왔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해당 국가의 화석연료(석유·천연가스 등) 소비량을 토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해 왔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대신 중국 내 30개 지역에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산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2010년까지 6억t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배출하게 된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교토의정서에 비준한 나라들의 감축 목표치를 모두 합한 1억1600만t보다 다섯 배나 많은 것이다. BBC는 “지구상의 다른 나라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중국 혼자 다른 나라의 감축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셈”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앞으로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중국도 교토의정서 비준국이지만, 개발도상국 그룹에 속해 있어 별도의 감축 목표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중국 정부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강제로 공해 배출 공장 문을 닫는 등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인구 한 사람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선진국의 20~30%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세계의 공장으로 변신 중인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선진국들의 경제적·기술적 지원 없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우려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환경 저널인 ‘환경 경제학과 경영’ 5월 호에 실릴 예정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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