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빅리그 약발 ‘0’ 서재응 - 김선우 멀고 먼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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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돌아온 메이저리거들이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KIA의 서재응과 두산의 김선우 이야기다. 31세 동갑내기 두 선수는 14일까지 각각 세 차례 등판했지만 아직도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했다.

서재응과 김선우는 13일 부산과 잠실에서 각각 선발로 나섰지만 나란히 패전 투수가 됐다. 서재응은 2패, 김선우는 3패를 기록했다.

서재응은 호투하고도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우다. 첫 등판에서 6이닝·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을 기록한 서재응은 나머지 두 차례 경기에서도 비교적 잘 던지고도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8일 SK와의 경기에선 8이닝·1실점, 13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4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2.70으로 전체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트레이드 마크인 서클 체인지업의 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투구 수 100개를 넘기며 선발로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김선우는 아직 적응을 하지 못한 모습이다. 세 차례 등판에서 단 한 번도 위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까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한 차례뿐. 나머지 두 차례 경기에서는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13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는 2와 3분의 1 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에 4점을 내줬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무려 7.30으로 치솟았다. 낮게 깔리는 직구가 아직 위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선우는 급기야 14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아직 몸이 만들어진 것 같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재응과 김선우는 시즌 개막에 앞서 나란히 15억원을 받고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복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었다는 경력이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고급 야구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차츰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둘의 승수 쌓기는 프로야구 흥행에도 큰 연관이 있다.

아직 발동이 걸리지 않은 탓일까,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진 때문일까.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세계 4강 신화를 이끌어낸 김인식 한화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복귀하면 한국 야구의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은 “두 선수가 아직 국내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국내 야구 수준이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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