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 아직도 낡은 틀 못 버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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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한 진보 인사들은 18대 총선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민주당 386 출신들과 진보정당 인사들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초강세가 장기적으론 민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진보 진영이 ‘실력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솔직히 인정했다. 진보 진영이 실지(失地)를 회복하려면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민주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갑)=우리 사회의 이념 지형 자체가 변화했다기보단 지난번 대선의 연장선상에서 구 여권에 대한 심판론이 압도했다. 진보 진영이 민생 문제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할 시간이 부족했다. 대선 이후 넉 달 만이라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줄 기회도 없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당의 변화와 쇄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민주당 이기우 (경기 수원권선)=국민들의 경제 살리기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컸다. 대선 때 가졌던 기대치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만이 그걸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대로 투표 결과로 이어졌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이유다.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좀 더 주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무소속 신계륜(서울 성북을)=우리가 초심을 잃었던 게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 세상을 타협적으로 살았던 게 아닐까. 자기가 속한 사회와 집단 속에서 의미 있고 참신한 대안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민주당 이인영(서울 구로갑)=과거엔 성장과 분배가 같이 갔기 때문에 보수 정당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턴 성장과 고용이 따로 가는 시대가 온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3~5년 사이에 국민들이 폭발할 것이다. 그런 배경 속에서 진보의 대안이 재탄생할 것이다. 대기업·재벌의 성장 못지않게 중소기업 정책, 자영업 정책에 대한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는 이론적으로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는 몸으로 부딪쳐 해결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진보신당 노회찬(서울 노원병)=서민들의 생활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진보의 욕구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수요는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급자인 진보 정당과 진보 진영의 행태는 아직 낡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진보 정당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일을 못 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아직 서민층이 요구하고 있는 민생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을 일방적으로 편든다거나, 대기업 노조에 의존하는 일이다. 대기업 노조보다 못한 위치의 서민들이 많은데도 말이다.  

김진경·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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