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안정성 확보돼야 전자결제시대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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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일부터 직불(直拂)카드가 첫선을 보여 시범운용되면서 국내에서도 새로운 전자결제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직불카드는 상품을 구입하는 즉시 상품대금이 회원의 예금계좌에서 곧바로 가맹점의 계좌로 이체되는 첨단 결제시스템으로 해외에 서는 이미 신용카드와 더불어 중요한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와함께 카드표면에 마이크로 칩을 부착한IC카드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IC카드는 신용카드는 물론 선불(先拂)카드.직불카드기능과 함께 신분증이나 개인정보까지 관리할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기존 신용카드로는 상상할수 없 던 분야에까지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들 첨단 전자결제수단의 도입으로 이제는 번거롭게 은행에 가거나 현금을 소지할 필요없이 국제전자통신망 인터네트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업거래가 가능해지는등 혁명적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전자결제수단이 환상적인 지급결제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점이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안전성 확보다.최근 일부은행에서개발해 시험운용중인 IC카드가 예금잔액을 수시로 위.변조할수 있는등 치명적인 허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경우에서 볼수있듯이 범죄에 악용될 소지를 배제할수 없다.컴 퓨터 해커가 침입해 전자통신망을 완전히 와해시키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금융제도의 기반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다.
일정한 한도내에서 거래되는 신용카드나 선불카드와는 달리 직불카드나 IC카드는 한도없이 수억원의 거래도 순식간에 일어날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안전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도입초기에는 일정한 수와 금액한도내에서 거래를 허용하는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표준화작업도 시급한 과제다.업체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개발은 범용성(汎用性)이 부족해 일부지역이나 한정된 서비스영역에서만 통용이 가능한 절름발이제도를 낳게 되고 각종 시스템이혼재하는데 따른 낭비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마이크로 칩으로 수용가능한 여러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단말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엄청난 규모의 비용낭비는 물론 비효율.혼란등을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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