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예방접종 많다-유행성출혈열 백신 국교생에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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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병에 걸리지 않는게 최선이지만 무균실에서 혼장 생활하지 않는한 사람은 누구나 전염병에 노출돼있다.
전염병 예방의 최선책은 위생상태 개선과 예방접종이다.
1796년 제너에 의한 천연두 백신개발이후 예방접종을 통한 전엽병과의 투쟁결과 지구상에서 창궐하던 많은 전염병이 현저히 줄어들거 자취를 감추고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79년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박멸선언을 받은 천연두,우리나라는 일부 전염병에 대해 전염병 예방법을 통한 국가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예방접종의 현황과 문제점및 대책을 알아본다.
예방접종은 엄격한 원칙아래 실시돼야 한다.우선 예방백신의 허가는 임상시험을 통해▲안전성▲접종후 적절한 항체가(抗體價)상승여부▲백신접종후 해당 질병에 대한 예방효과가 증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10~40명을 대상으로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용량 및 항체가를 관찰하기 위한 제1상시험,60~2백명을 대상으로 백신 투여용량.투여경로및 추가접종이 필요한 경우 투여간격을결정하기 위한 제2상시험,10만명 정도의 일반인 을 대상으로 효과를 증명하는 제3상시험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톨릭의대 내과 강문원(姜文元)교수는『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백신은 제1상 및 2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3상시험만시행한 것이 대부분이고 예방효과보다는 예방접종후 부작용과 항체가 측정이나 항체가의 변동사항을 보고한 것이 많 다』고 밝히고이에 대한 원인으로 아직▲백신의 임상시험에 관한 지침이 마련돼있지 않고▲임상시험에 따른 제약회사의 경제적 부담,좁은 국내시장,임상시험 지원자를 구하기 어려움 등을 들었다.
또한 예방접종은 꼭 필요한 대상자에게,적절한 시기에,적정량을접종해야 하며 예방접종으로 인해 얻을수 있는 확실한 효능에 대해서만 홍보.실시돼야 한다.울산의대 가정의학과 조홍준(趙弘晙)교수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예방접종중 원칙에 어긋나는 사례가빈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예방접종과 관련된 문제점을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첫째,만2세 이상으로 항암치료.신증후군.면역치료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나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접종대상자인 폐구균백신이 모든 감기나 폐렴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홍보돼 일례로 94년 충북지역 국민학생 4천2백명이 단체접종을 받은바 있다.
둘째,파주.연천.포천.여주.철원.횡성.예천 등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야외훈련하는 군인이나 이 지역에 거주하는 농부가 접종대상인 유행성출혈열백신을 도심지 국민학생에게 접종하기도 한다.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정순(金貞順)교수는『 유행성출혈열백신은 혈청내 항체형성률만 보고됐을 뿐 집단을 대상으로한 야외시험이 이루어지지 않아 유효성이나 안전성을 완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백신』이라며 특히 일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접종하기엔 무리가 있는 약제라고 밝혔다.
셋째,헤모필루스B형에 의한 뇌막염예방에만 효과가 있는 헤모필루스백신이 마치 모든 뇌막염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홍보돼 단체접종을 실시하기도 한다.삼성의료원 가정의학과 송윤미(宋允美)전문의는『백신수입허가때 제출되는 약품설명서 에 대한 검토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며 반드시 백신사용설명서에 접종대상자를 정확히 명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6개월 이상의 천식,만성폐(肺)질환.심혈관질환.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65세 이상 노인,의료종사자 등에게 필요한 인플루엔자 백신을 모든 소아과 어린이들이 접종받고 있다.
이밖에 90년 이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2천5백여명을 사망시켜정작 대비가 시급한 디프테리아의 경우 국내에 성인용 백신이 없다. 黃世喜〈本社의학전문기자.醫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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