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장마철 명호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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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마침 우리나라는 하늘을 뒤덮고 있는 장마전선이 남과 북을 오르내리는 장마철이 되었다.피서도 할겸 낚시도 할겸 여행도 할겸명호강을 찾아가 보자.서울에서 간다면 단양을 통과해 죽령을 넘고 봉화를 거쳐 명호에 가는 것이 좋다.가는 길 에 충주호의 푸른 물결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단양팔경은 물론 구름과 함께 죽령을 타고 넘는 기분은 명호강 낚시에 대한 기대와 함께 도심을 탈출한 피서객들에게 무한한 기쁨을 안겨주는 낭만의 드라이브 길이다.
장마철의 명호강을 찾아가면 물에 대한 무서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명호강은 물살이 있기는 하나 그래도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샛강이지만명호강과 합류하는 낙동강의 원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접근하지 못할 대량의 급류가 쏟아져 흐른다.한 발자국만 물 속에 잘못 넣으면 급류에 휩쓸려 생명을 부지하기 어렵다.
이런 때의 명호강 낚시는 잔재미가 크다.「찌 흘림 낚시」를 하면 급류를 피해 명호강 샛강으로 온 피라미.모래무지등의 잔챙이를 마음껏 낚을 수 있다.몇년전 장마철에 백혈병과 골수암의 명의로 알려진 김춘추 박사 일행과 명호강에 가 견 지낚시를 한결과 한 시간에 무려 1백80마리 이상 잔챙이를 낚은 일이 있다. 뿐만 아니다.은어는 본래 봄이 되면 강을 거슬러 올라 왔다 가을이 되면 바다로 내려가,다음해 봄이 되면 다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물고기다.그러나 낙동강에 안동댐이 건설되면서 「길을 잃은 은어」의 후예들은 바다로 갈 수 없다.사 시사철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처럼 고향 바다를 그리며 낙동강 원류에 산다.
이 기막힌 사연을 가진 은어들이 홍수가 나면 원류를 떠나 명호강과 같은 샛강으로 피신해 온다.「씨은어 놀림 낚시」를 해 하루 50여 마리씩 낚는 도사들이 많다.
돌아오는 길은 갔던 길로 되돌아 올 것이 아니라 안동을 거쳐문경새재를 넘어 충주를 통과해 서울로 오는 것이 좋다.
여행이란 한 번 갔던 길로 되돌아 오는 것보다 새 길을 찾아다른 길로 되돌아오는 맛이 더욱 좋기 때문이다.죽령과 새재,그리고 명호강의 낚시 일미가 머리를 상쾌하게 해줄 것이다.
宋 祐〈한국견지낚시클럽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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