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에 집회 장소 내줘 공약 깬 총학생회 퇴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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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28일 ‘2008년 한총련 대의원총회’가 한양대에서 개최된 것과 관련, 한양대 일부 학생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학의 책임을 묻는 서명을 8일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의장 선출에 실패한 한총련이 긴급 대의원대회를 한양대에서 연 것을 놓고 한양대 학생들이 한총련계 총학생회 퇴진을 주장하며 들고 일어선 것이다.

서명을 추진 중인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공약을 깨고 한총련 집회를 위한 장소를 제공했다”며 “총학의 책임을 묻고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총련 대의원 총회 이후 한양대 자유게시판에는 ‘총학생회는 대의원 회의를 유치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글이 오르고 있다. 아이디 ‘솔로몬대왕’은 “한번 더 학교에 이적단체인 한총련을 불러오면 국정원에 신고하겠다. 한양대 구성원과의 어떤 합의도 없이 캠퍼스를 마음대로 내주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고 토로했다. “대학교에서 친북단체가 활개치고 다니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ID 조그만 더), “총학의 존재 이유는 학우들의 복지 향상과 여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ID rocketqueen) 등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총련 알레르기’=학생들이 한총련의 회의 개최만을 놓고도 발끈한 것은 ‘한총련 알레르기’가 한몫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준모(25·물리학과)씨는 “이석씨 치사사건 등 한양대가 한총련 관련 사건사고가 워낙 많다 보니 01학번만 해도 학교에 신분증 검사를 하고 들어간 적이 많다”며 “그 때문에 학생들에게 ‘한총련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때 ‘한총련의 온실’이라고 불리던 한양대는 2002년 한총련에서 공식 탈퇴했다. 한총련을 반대하는 여론이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박종경(26·경제금융학부)씨는 “한총련이 지난해 7월 한양대에서 기습적으로 집회를 했을 당시 총학 퇴진을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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