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지방도 넘치면 혈관질환-美의학계 연구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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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인의 사망률중 관상동맥질환을 포함한 심장병이 50%나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균형있는 식사의 중요성을 말해준다.이들의 지방섭취율은 무려 40%선.특히 동맥경화의 원인이되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가 압도적으로 많아 미국 의 비만율을 20%나 올려놓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에서는 영양소중 지질(脂質)에 관한 연구가가장 활발하다.
우리나라의 지방섭취율은 15%선.아직 우려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서구의 식생활 패턴을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도 성인병 예방차원에서 지금부터 지방섭취에 대한 계몽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방은 탄수화물.단백질과 함께 우리 몸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3대 영양소 중 하나.1g에 9㎉의 열량을 냄으로써 인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뿐 아니라 비타민 A,D,E,K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의 운반체로서,또 체내에서 합성되 지 않는 필수지방산의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육류에 많은 포화지방산은 필요이상 체내에 축적될 경우혈관에 노폐물이 되어 각종 순환기 질환을 유발한다.따라서 동물성 지방을 식물성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들이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던 것.
문제는 식물성 지방에 대한 과신.최근 미국의 식품영양학자들은식물성지방 중에 들어있는 필수지방산인 리놀산(오메가 6)과 알파 리놀렌산(오메가 3)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한 결과 리놀산의경우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의 원인이 되는 트롬복산을 만드는 것으로 밝혀냈다.
반면 리놀렌산과 같은 계열의 DHA.EPA와 같은 지방은 혈관확장과 혈전생성을 막아 심장병등 순환기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보고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 페닝톤 생의학 연구소 대니얼 황박사는 『필수지방산은 세포막의 유동성을 좋게하고 혈관의 수축.이완을 도와주는 프로스타그란딘을 합성하는등 우리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리놀산의 경우엔 극히 미량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그 양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필수지방산 중 리놀렌산에 연구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리놀렌산은 우리 몸에 들어가 DHA와 EPA등 다가(多價)불포화지방산으로 전환해 심장병 예방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뇌세포의 정상적인 발달과 눈의 시상세포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美 보스턴에 있는 터프트의대 영양연구소의 언스트 셰퍼교수는 『1~2세때 뇌의 발달장애로 사망하는 젤베거씨병에 걸린 아이를조사해 본 결과 혈액내의 DHA수준이 정상인의 20%수준에 머물고 있었다』며 『모유에 DHA가 많이 함유돼있 는 것은 오메가 3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DHA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참치.정어리.고등어 같은등 푸른 생선류.식물에는 DHA가 직접 함유돼 있지는 않지만 일부 식물성 기름에 함유되어 있는 리놀렌산이 체내에서 DHA로전환되기 때문에 간접적인 섭취를 할 수 있다 .
리놀렌산이 가장 많은 것은 들깨며 콩에도 8%정도가 들어있어좋은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다.
미국의 하디스.크래프트같은 거대 식품회사들이 식물성 기름 사용을 콩기름으로 바꾼 것도 이같은 연구 결과를 뒷받침해 준다.
무엇보다 오메가 3의 건강효과는 심장관상동맥의 노폐물 형성을방지하고 혈액응고의 위험을 줄이며 혈압을 감소시키는 역할에 있는것으로 집약된다.이에 대해 대니얼 황교수는 『오메가 3가 좋다고해서 무모하게 이들 지방산 섭취를 늘리는 것 보다 현재 한국인의 필수지방산 섭취의 총량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리놀산을줄이고 리놀렌산의 비중을 높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高鍾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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