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나이.성별 車선호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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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누가 어느 차를 많이 탈까.물론 경제력이 승용차 구매를 상당부분 좌우하지만 차종이 다양해지면서 자동차도 기호품처럼 선호도가 달리 나타나고 있다.
예를들어 요즘 젊은 직장여성들은 차의 모양과 색깔을 가장 중요시한다.
『영업소를 찾는 고객의 옷차림 이나 나이.직업등을 보면 「저사람은 어떤 스타일의 차를 좋아하겠구나」하는 점을 대충 감잡을수 있습니다.』 대우자동차 여의도지점 이상염(李相琰)과장은 『요즘 고객들은 개성이 뚜렷해 미리 사고싶은 차를 마음속으로 정해놓고 영업소를 찾아와 할부기간등 조건에 대해 협상을 벌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현대.기아.대우등 완성차 3社의 승용차를 찾는 고객들의 취향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영업소직원들의 고객취향을 들어보면 현대차를 찾는 고객은 「무난한 차」라는 인식을 갖고있고 기아고객은 「튼튼한 차」라는 인식이 있으며 대우차 고객은 현대.기아차 고객에 비해 개성이 강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3社 차중 특이한 여성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차는 대우차.
대우의 「슈퍼살롱 브로엄 흰색」은 강남의 부유층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이들은 경제적으로 현대 그랜저나 기아 포텐샤를살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이 차들은 덩치가 크고 육중한 느낌을 주어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때문에 차체가 약간 작으면서 깔끔한 느낌을 주는 슈퍼살롱을 찾는다는게 대우의 분석이다.대우차중 에스페로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李과장은 『에스페로는 주변의 증권회사 고참 여직원등 직장여성 들이 많이 찾는 차』라고소개한다.
현대차중에는 흰색 엑센트유로와 스쿠프등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스쿠프는 스포츠카 스타일로 젊은 여대생과 직장여성 사이에인기가 좋은데 요즘은 노랑색과 빨강색등 튀는 색깔을 찾는 고객도 많다.요즘 X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차는 현대차중 엑센트로 대학생과 신입사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종이기도하다.쏘나타.프린스.크레도스등 중형차의 주고객은 대기업체의 40대 부.차장들이 주류를 이루고 아반떼.씨에로.세피아등 準중형차는 30대중반 과장급이 가장 많이 찾는 차종이다.운전 초심자들과 세컨드카 차로는 대우 티코.기아 아벨라등이 인기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요즘은 면허를 따고 처음부터 준중형급을 바로 사는 사람도 늘고있는 추세.현대자동차 남대문영업소의 한직원은 아반떼고객의 70%는 기존 엑셀을 타던 사람들이고 30%정도는 차를 처 중소기업 사장들 중에는 중고외제차를 구입하는 사람도 적지않다.독일 자동차부품업체와 기술제휴를 한 S기업 朴모사장은 바이어접대를 위해 유명 독일차중의 하나인 BMW 730i 91년식(8만㎞주행)모델을 얼마전에 4천5백만원에 구입했 다.朴사장은 『외국거래선의 VIP들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그 나라 고급차로 모시게되면 상담시작전부터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져 상담에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한성.코오롱등 외제차 판매업소엔 중고차 구매상담을 하려는 중소기업사장들의 발길이 잦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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