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환율 널뛸 땐 조금씩 사고 파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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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외환시장이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꼬박꼬박 외화를 송금해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도 오르락내리락하는 환율에 따라 희비 곡선을 타고 있다. 미국으로 딸과 부인을 유학 보낸 김윤수(42·회사원)씨는 그래도 비교적 마음이 편한 축이다. 지난해부터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달러를 사둔 게 지금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주가보다 맞추기 어렵다는 게 환율이다. 그만큼 ‘환테크’도 어렵다. 외환은행에서 외국환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유인걸(44·사진) 차장은 “요즘 같은 때는 이익 극대화보다는 손실 최소화가 우선”이라며 “그러자면 평소 미리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가장 기초적인 대처법은 나눠서 조금씩 사는 ‘분할 매수’다. 그는 “외화도 주식처럼 시간을 두고 조금씩 사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외화를 원화로 바꿀 때도 역시 조금씩 나눠 파는 분할 매도가 좋다.

분할 매수를 하려면 우선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이 환율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맞춤형 서비스’의 경우 미리 자신이 원하는 특정 환율대를 등록해 놓으면 환율이 그 수준에 이를 때마다 e-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준다.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고 꼭 외환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환율의 방향성이 도무지 예측되지 않을 땐 잠시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유 차장은 “해외의 가족에게 송금할 때는 꼭 필요한 돈만 보내고 환율시장의 불안이 가실 때까지 되도록 거액 송금은 미루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적립식 외화예금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점을 분산시켜 위험을 줄인다는 점에서 분할 매수와 같은 효과를 낸다. 요즘은 더 강화된 ‘안전벨트’를 단 예금 상품들도 나와 있다. 미리 환율 상한선을 정해놓고 그 수준을 넘어가면 적립을 중단하거나, 만기 때 환율이 가입 때보다 일정액 이상 떨어져 있으면 손실을 일부 보상해주는 방식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외화예금은 해당 통화국가의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초저금리’인 일본 엔화 예금의 금리는 연 1%대, 미국 달러화 예금도 연 2%대에 불과하다. 유 차장은 “환전 수수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환테크”라고 덧붙인다. 가급적 주거래은행에서 환전을 하고, 공항 환전소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기본적인 수수료 절약법이다.

정리=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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