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명동점 임대료 올라 이사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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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명동점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스타벅스 명동점이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로 5월 1일 문을 닫는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23일 "명동점 건물주가 최근 재계약 협상에서 현 수준의 두 배 정도 되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며 "명동점이 상징적인 점포이긴 하지만, 임대료 부담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서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물주가 이처럼 높은 인상률을 요구한 것은 최근 이 지역 땅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 명동점 자리는 최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에서 평당 1억3884만원(㎡당 4200만원)으로 전국 최고 땅값을 기록했다.

게다가 스타벅스 명동점은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밀리오레 명동점에 인접해 있어 전국 최고의 노른자위 상권으로 꼽혀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브랜드 가치와 집객 효과가 워낙 커서 앞으로도 이같은 무리한 임대료 인상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임대료 인상 요구 등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매장은 앞으로도 과감히 이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명동점은 5월 1일 영업을 끝내고, 명동의류 옆 옛 명동 돈까스 자리로 이전해 5월 중순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또 스타벅스 코리아는 명동 지역에 3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명동점이 상징적 매장으로 우뚝 서 있을때는 인근에 신규 매장을 내지 못하는 제약이 있었다"며 "명동점 이전을 계기로 다점포 전략에 나서 매출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현 명동점을 이전하고 인근에 3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경우, 현재 임대료의 3분의 2정도의 비용으로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권은 계속 변하는 것이고 스타벅스 브랜드 파워가 있기 때문에 새로 옮겨갈 명동점 자리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영업을 종료하는 명동점은 스타벅스의 한국내 4호점으로, 2000년 4월 매장면적 160여평(4개층)의 세계 최대 규모로 오픈한 이후 국내 점포 중 최다 매출을 기록해 왔다. 개점 당시에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방한해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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