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소 주유소 쟁탈전 극심-거래선 확보싸고 폭력사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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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극심했던 정유사간의 주유소 쟁탈전이 최근 재연돼 폭력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공.호남정유.쌍용정유.현대정유등 정유사간의 주유소 뺏기가 극심해져 일부 주유소에서는 경쟁사끼리 집단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강남구삼성동 S주유소의 경우 10일 호남정유와 쌍용정유 계열 영업사원 50여명이 주유소 경영권을 놓고 현장에서 집단 몸싸움을 해 경찰이 출동했다.
또 이달초 37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는 대형 유류 유통업체인미륭상사가 계약 정유사인 유공에 계약해지 통고를 보내 정유사간의 법정 다툼도 재연될 전망이다.
미륭은 올 10월19일이 유공과의 계약 만기일이므로 3개월전통고의무에 따라 해약예정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유공은 이에대해 정식 재판을 통해 미륭이 현대정유로 넘어가는 것을 저지할 방침이어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미륭은 지난해에도 유공과의 관계를 끊고 현대정유로 거래선을 옮기려다 유공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1년간 거래를 지속해왔었다.
이같은 정유사간의 주유소 쟁탈전은 주유소가 1개 정유사와만 1년단위로 계약거래하고 있는 점때문에 더욱 치열하다.
계약이 끝날때쯤 해당 주유소에 파격적인 지원조건을 제시해 경쟁 정유사와의 관계를 끊도록 하는 것이다.수도권 지역의 경우 연매출 30억원인 주유소에 대한 지원금이 무이자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의 다툼은 증설로 인해 공급이 남아도는데다 유종(油種)중 마진이 가장 높은 휘발유는 주유소를 통하지 않고는 판매할 방법이 없어 각 정유사가 주유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때문에 정유사가 주유소에 주는 지원금 규모가 지난해말 4조원 규모에서 연말이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유사간의 주유소 확보전은 다른 업종과는 달리 일반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전혀 없는 경쟁으로 업계의 자성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張在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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