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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스티나와 함께하는 모녀의 행복스토리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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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TV에서 꽃 장식하는 모습을 보고 최고의 플로리스트가 되겠다는 당찬 내 딸. 한 순간 지나가는 꿈일 거란 내 생각과 달리 화훼 장식과에 진학했다.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한 지도 벌써 두 해째. 며칠이라도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만도 한데 한 달에 두어 번 서울에 오는 게 전부다. 그조차도 학원가고 연습하는 탓에 딸과 마주할 시간은 거의 없다. 아쉬움과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하룻밤 딸을 품에 안고 자는 것뿐이다.
 다행히 지난 2월 25일, 딸과 부산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언니가 편찮다는 소식이었다. 병문안을 가야 하는데 마침 딸이 운전하겠다고 나섰다. 딸과 떠나는 첫번째 여행이다. 출발 전부터 한껏 들떠있던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침 8시에 출발한 우리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부산 해운대에 도착했다.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바다를 보니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오랜 시간을 달려와 출출해진 배는 근처 횟집에서 달랬다. 싱싱한 회 한 접시를 시켜 놓고 쌈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문득 딸아이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살림하는 내 손보다도 거칠었다. 꽃과 씨름하느라 가시에 찔려도 가꿀 시간이 없다고 했다.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저녁 식사 후에는 바닷가를 거닐며 사진을 찍었다. 광안대교와 동백섬의 멋진 야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언니의 병문안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딸의 서투른 운전 솜씨로 왕복 12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일상의 사사로운 것부터 장래 하고픈 일까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딸의 꿈을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
 학교로 돌아간 딸과는 또다시 떨어져 지내지만 함께한 소중한 추억으로 마음만은 든든하다. 이번 주말에는 플로리스트를 향해 전진하는 딸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학교로 내려가야겠다. 벌써부터 힘들게 무엇 하러 내려왔냐며 손사래를 칠 딸아이의 얼굴이 선하다.

- 이주연(47·서울 강남구 개포동)

행복한 밥상 메뉴_해산물 솥밥

::: 재료: 불린 쌀2컵, 다시마물 1 1/2컵, 죽순 50g, 오징어 80g, 새우 50g, 홍합살 100g, 콩나물 100g, 은행 10알, 참기름 1T, 청주 2T<달래양념장> 송송 썬 달래 3~5T, 고춧가루 1/2T, 통깨 2t, 참기름 1T, 간장 6T

::: 만드는 법
1.불린 쌀을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죽순은 석회질을 제거한 후 빗살무늬를 살려 결대로 썬다.
3.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안쪽에 벌집모양으로 칼집을 넣는다.
4.새우와 홍합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콩나물은 꼬리를 떼고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5.은행은 기름 두른 팬에 볶은 후 키친 타월로 감싸 비벼가며 껍질을 벗긴다.
6.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불린 쌀을 볶다가 투명해지면 해산물과 청주를 넣고 볶는다.
7.다시마 물을 붓고 콩나물을 올리고 뚜껑을 덮은 뒤 중불에서 5분, 약불에서 10분 정도 끓이다가 불을 끄고 10분 가량 뜸들인다.
8.달래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요리·사진 = 라고스티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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