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불황에 제격 ‘배달 사업’ … 3인의 성공 포인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경기불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시 배달사업이 인기다.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발로 뛰는 만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 청년창업자들이나 자영업 업종 전환자들이 선호한다. 최근에는 배달사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숍인숍 배달=임형준(32·헬로파파 송내점 www.hellopapa.co.kr)씨는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에 있는 롯데수퍼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규모는 66.1㎡(약 20평). 이 정도면 홀 판매만 하는 게 보통이지만 수퍼마켓 입점 업소라 주부 왕래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매장 판매와 테이크아웃, 배달까지 병행한다. 투자비는 7500만원가량 들었다. 원래는 현재 자리에서 유명 브랜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했으나 3년간 운영하던 점포가 월매출 700만원까지 떨어지자 업종 전환을 결심했다. 현재 월매출은 2000만원. 이 중 배달 비중은 30% 선이다. 별도 임대료를 내지 않고 매출의 11%를 수수료로 수퍼 측에 낸다. 웰빙과 차별화를 감안해 그가 택한 업종은 우리밀 피자. 매장 판매도 병행하므로 수퍼의 양해를 얻어 숍인숍 매장인데도 독립점포처럼 간판을 설치하고 고급스럽게 외부를 장식했다. 숍인숍 매장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공동광고로, 마케팅 비용이 절약되고 홍보효과도 높다고 한다.

◇프리미엄 배달=외환위기 직후 가장 인기있었던 업종이 도시락 배달점.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저가 도시락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자 관련 사업은 자취를 감췄다. 반면 웰빙 바람을 타고 프리미엄 배달사업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황일국(36·이츠야미 대치점 www.itsyummy.co.kr)씨가 택한 업종은 바로 이 프리미엄 도시락 배달업이다. 초밥·돈가스·우동·덮밥이 배달품목. 배달사업의 아킬레스건은 청결상태를 고객이 보지 못한다는 점인데, 그는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위해 김치도 유명브랜드 포장김치를 사용하고 물수건과 나무젓가락도 고급화했다. 시각적 맛이 중요하므로 호텔급 포장용기를 사용한다. 배달직원들이 가장 꺼리는 게 배달용기 수거. 그러나 그의 점포는 생분해 제품을 포장용기로 사용하므로 그릇 수거가 필요 없다. 매장 규모는 33㎡(10평). 매장도 골목 안쪽에 있어 총투자비는 4000만원가량 들었다. 평일 매출은 150만원대, 매출이 높은 날은 230만~250만원.

◇한 점포에서 여러 업종 배달=청년실직자였던 조계범(31·푸드라이더 성내점 www.foodrider.com)씨가 도전한 사업은 멀티 배달사업이다. 홍보의 효율성을 올리자면 복합적인 품목을 배달하는 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배달하는 품목은 치킨·스파게티·피자·비빔밥 네 종류다. 한 품목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어 취급 메뉴가 47가지에 이른다. 사업 초기에는 매출이 하루 50만원에 그쳤고 인건비 해결도 어려웠다. 하지만 꾸준하게 전단을 배포하고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매출이 조금씩 올랐다. 일단 치킨점의 경우 배달 용도가 정해져 있지만 복합점이라 사무실 식사, 가족 식사 대용부터 간식까지 다양한 목적과 용도로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단골에게는 무료 메뉴를 제공했다. 돈가스 고객에게는 스파게티를, 치킨 고객에게는 돈가스를, 식사주문이 많은 사무실에는 치킨과 피자를 무료 서비스했더니 메뉴 홍보효과도 컸다. 그는 “메뉴가 많기 때문에 각 메뉴 특성에 맞는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음식의 온도와 청결을 유지하는 데 큰 몫을 한다”고 말했다.

정선구 기자

전문가 도움말

배달사업은 홍보와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고정적인 홍보·광고 비용 책정과 일관된 지출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지속적인 전단 배포, 현수막 부착, 생활정보 및 상가 정보지 광고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아무리 홍보가 잘 돼도 소비자 접점에서 서비스가 나쁘거나 품질에 하자가 있다면 고객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어렵다. 판촉을 통해 한두 번은 주문을 끌어낼 수 있지만 결국은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 품질이 장기적으로 충성도 있는 고객을 유지한다. 재구매 유도를 위해서는 양질의 재료 사용으로 좋은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특히 고객들이 눈으로 제품의 조리과정 등 청결도를 점검할 수 없는 만큼 체계화된 안전·청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제품의 질, 애프터서비스, 하자발생 시 제품교환 및 반품, 손해배상에 대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홍보전단에 전화번호와 함께 사업자등록번호를 반드시 명기한다. 최근 무점포 배달사업이 늘어나면서 사업자등록증을 명기하지 않고 영업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결코 오래갈 수 없다. 다양한 판촉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신학기, 어버이날, 주요 스포츠 경기일, 이사, 집들이 등 이슈가 될 만한 것은 모두 이벤트와 연결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단골 관리가 생명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열 사람의 신규 고객보다 한두 사람의 단골이 훨씬 중요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www.changupok.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