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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천일염, 돈 되는 산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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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9일 서울 청계천 광장.

전남도와 신안군 어민·공무원 등이 국내·외의 각종 소금을 전시하고 천일염을 공짜로 나눠 줬다. 또 염전 함초로 만든 국수로 시식회를 하고, 삶은 달걀과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게 했다. 소금을 절구통에 빻고 키를 둘러쓴 오줌싸개들에게 소금을 뿌리는 추억 살리기도 했다.

염전에 바닷물을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시켜 만든 천일염은 그간 염 관리법이 광물로 분류하고 불순물 등이 섞였다는 이유로 식품위생법이 식용을 금지했다. 때문에 법적으로는 식품 제조 등에 이용하는 게 불가능해 소비자가 섭취하는 최종 제품에는 못 썼다. 대신 해수를 이온 교환 막에 전기 투석하는 방식으로 제조한 정제염(기계염) 등이 사용됐다. 천일염은 김치·젓갈·장류 등을 절이는 전(前) 처리할 때와 가정에서 음식에 간을 할 때 쓰였을 뿐이다. 그러나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28일부터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전남도와 신안군이 28일을 ‘천일염의 날’, 올해를 ‘천일염 산업화 원년’ 선포하고 천일염 띄우기에 본격 나섰다.

전남도는 천일염의 식품화를 계기로 2011년까지 998억원을 투입, 생산 및 유통 구조를 개선해 천일염을 산업화하고 프랑스 ‘게랑드 소금’ 같은 명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염전지역은 환경을 개선해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장판이나 타일 바닥 대신 토판(土版)에서 생산하는 전통방식을 되살려 고품질화를 꾀하기로 했다.

품질 인증제도 실시하고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상품성을 높이기로 했다. 2007년 5월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열린 국제소금박람회를 2010년에는 전남에서 열 계획이다.

또 한방의료·화장품·미용 산업과 연계해 천일염을 이용한 고 부가가치의 기능성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2월에는 ㈜퓨리엔비텍에쓰와 100억원 규모의 구운 소금 제조공장 건설 협약을 맺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현재 국내 천일염 산업 규모는 1000억원 정도이지만, 5년 후면 1조원 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갯벌 염전서 나는 국산 천일염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해 수출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 우위의 경쟁력=국산 천일염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염화나트륨의 순도(80~86%)가 낮다. 중국 산은 85~90%, 호주·멕시코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 염은 98%를 넘는다. 또 갯벌 염전서 생산하기 때문에 몸에 이로운 칼륨·마그네슘·칼슘 등 미네랄이 매우 풍부하다. 세계 염 생산량 2억1000만톤(2005년 기준) 가운데 갯벌 염전에서 나오는 천일염은 우리나라 것과 프랑스 게랑드 것을 합쳐 30만t 대에 불과하다.

특히 전남은 전국 염전 3926㏊ 가운데 76%인 2977㏊를 가지고 있다. 천일염 국내 생산량 연 29만6000t 중 87%인 25만8000t을 전남의 1000여 어가와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김병남 전남도 천일염담당은 “전남 산 천일염은 성분 분석 결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산보다 좋게 나와, 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좋은 소금=날씨가 좋으면 바닷물이 천일염으로 완성되기까지 20~25일이 걸린다. 소금이 만들어질 때 물 표면에 얇은 소금 막이 형성된 뒤 조금씩 커지면서 결정체가 되는데, 이것이 품질이 뛰어난 꽃소금이다. 점점 무거워지면서 아래로 가라앉아 굵은 소금이 된다. 좋은 소금은 손으로 쥐었을 때 쉽게 부서진다. 중국 산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단단하고 잘 부서지지 않으며, 먹어 보면 단맛 대신 쓴맛이 뒤끝에 남는다. 소금은 간수를 빼 쓰는 것이 좋다. 미리 구입해 묵혀 두면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해 좋지 않은 성분과 간수가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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