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재산신고] 이계안·김무성 의원 예금 1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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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들은 부동산 이외에 주식·예금·채권 등을 골고루 보유하며 ‘포트폴리오’에 신경을 썼다.

한나라당 고희선, 무소속(현 민주당) 이계안, 한나라당(현 무소속) 김무성 의원은 현금 부자였다. 각각 110억원, 106억원, 105억원을 ‘예금’으로 신고했다.

주식 투자의 달인은 한나라당 전여옥·이성구 의원이다. 전 의원은 16억3969여만원, 이성구 의원은 9억6696만원의 유가증권 분이 늘어났다. 전 의원은 미래에셋, 이성구 의원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을 통해 투자했다. LG·삼성 등 우량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짠 게 성공요인이었다.

전 의원은 특히 43종목의 주식에 투자해 매매차익을 얻어 전문가 수준의 솜씨를 보였다. 배우자와 세 자녀 역시 주식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무소속 김태환 의원은 열심히 사고팔아 1억2400여만원을 벌었고, 경제전문가인 이한구 의원은 이머징마켓 펀드를 통한 국채 투자에 관심을 기울였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1993년 첫 재산공개 때 781억원을 신고했다. 현대중공업 주식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투자의 목적은 아니지만 그게 46배 늘어 3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의원 103명이 골프·헬스·콘도 등 각종 회원권 197개를 가지고 있었다. 한나라당 김기춘·고희선 의원이 7개로 가장 많았다. 고 의원이 소지한 회원권은 프라자CC 등 모두 골프회원권이었다. 김 의원은 명문 골프장인 남부CC 회원권을 가졌다.

반면 통합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특히 지난해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재산은 일제히 줄었다. 유시민 의원의 지난해 재산은 2억7668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엔 ‘마이너스 2억7091만원’으로 신고했다. 경선 자금으로 6억4000여만원의 빚을 더 졌기 때문이다.

이해찬 의원은 5억7394만원이 감소해 4억8803만원으로 재산이 반토막났다. 이 의원은 골프회원권(골드CC·3억2400만원)을 팔았고 빚(3억2700여만원)도 있었다. 천정배 의원과 한명숙 의원도 각각 1억5179만원, 1억4162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강기정·박영선 의원 등 20여 명의 재산신고서엔 ‘농협 3000만원 채무’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 대선 때 자금난에 시달리던 끝에 당 차원에서 선거자금을 빌린 탓이다. 당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을 받아 최근 다 갚았다”고 해명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의 재산 목록에선 경선 또는 대선의 영향력을 보기 어려웠다. 박근혜 전 대표만 2200만원의 예금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행정부 재산총액 상위자들도 부동산·주식·예금을 골고루 보유하며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취했다.

지난해에 이어 중앙부처 재산총액 1위를 차지한 신철식 전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은 68억여원어치의 임야와 밭, 106억원 상당의 회사 출자지분, 29억여원의 예금, 7억2000만원어치의 골프·헬스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 2위에 오른 박명식 특허심판원장도 예금(62억원)·부동산(18억원)·증권(13억3000만원)·채권(14억원)에 투자하고 있었다.

고정애·이정봉·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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