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백화점 붕괴 대참사-8백여명 死傷 희생자 더늘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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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초구 삼풍(三豊)백화점 5층 건물 절반이 붕괴,8백여명이 건물 잔해에 묻히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당시 백화점안에는 직원 6백81명이 근무중이었고 수백여명의 고객들이 쇼핑중이어서 인명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고발생직후 지하층에서 화재가 발생,건물잔해등으로 진화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않아 때마침 저녁시간을 이용,지하 슈퍼를 찾아왔던 상당수의 쇼핑객들이 매몰된채 질식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후 5시50분쯤 서초구서초4동1685의 3 삼풍백화점(사장 李漢祥) 5층 건물중 백화점과 음식점으로 사용하는 정문 왼쪽 A동 건물이 붕괴됐다.
사고가 나자 당국은 헬기 26대,75개 구급대,구급차 1백여대,대형 크레인등을 동원하고 경찰관.소방관.시민 자원봉사자등이구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건물잔해가 워낙 겹겹이 쌓여있고 절단기등 구조장비가 부족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30일 오전3시 현재 구조대는 시체 34구를 발굴하고 7백10여명의 부상자를 구조,강남성모병원등 서울시내 44곳의 병원으로 옮겼다.
구조대 관계자들은 『지하 3층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사고당시 지하1층 슈퍼마켓에 2백여명의 고객이 있었다는 직원의 진술로 미뤄 지하 콘크리트 더미속에 1백여명의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30일 0시40분쯤 붕괴현장 지하에서 갑자기 화염이 치솟아 구조작업이 지연됐다.
이 불길은 건물 잔해더미 지하에 매몰돼 있는 생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백화점 후문쪽에서 굴착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공기가다량 유입되면서 지하에 남아있던 불씨가 불길로 변했다.목격자들은 건물이 5층 옥상 왼쪽 부분부터 붕괴되기 시 작,10여초 이내에 건물이 5층부터 차례로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건물 왼쪽이 무너져내리면서 발생한 충격의 여파로 건물현관의 오른쪽 건물도 외벽의 균열이 심하고 내부의 절반정도가 내려앉고A동의 남은 부분이 동쪽으로 3~4도 기울어진 상태여서 2차 붕괴의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무너져 내린 건물은 건물 중앙에서 1백m 길이에 이르고 지하20m 깊이로 파여진 지하구덩이속에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 구조물이 수북이 쌓인 채 건물더미에 깔린 쇼핑객들이 피를 흘린 채묻혀 있었다.
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붕괴된 건물 더미에 갇힌 고객과 직원들이 구조를 요청하며 울부짖는 비명소리가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사고조사에 나선 검찰과 경찰은 보름전부터 건물 계단과 벽에 금이간 것을 백화점측이 무시한데다 이날 오전 10시쯤 무너져내린 건물 5층의 일부가 내려앉았으나 백화점측에서 고객들을 대피시키지않고 보수공사를 해왔다는 5층에 입주한 음식점 종업원들의 말로 미뤄 부실공사때문에 백화점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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