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라야마 內閣 출범1년-위기관리 미숙한 最弱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 내각이 30일로 출범 1년을 맞았다.냉전후 자민당 1당지배 붕괴로 어느 黨도 단일정권을 창출할 수 없게된 數의 조합을 배경으로 47년만에 사회당수반을 탄생시킨 무라야마정권은「사상 최약체」이면 서도 묘하게 연명을 계속하고 있다.
무라야마 내각은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등 3당연립의 수적 우세를 발판으로 몇가지 법안처리에 신속성을 보였고,전후(戰後)처리문제등에 어느정도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버블경제 붕괴이후 움츠러든 경기를 회복시키지 못해「경제무책」이라는 비판을 면치못하고 있다.또 지난 1월 발생한 효고(兵庫)縣 남부대지진때 보여준 위기관리체계의 허약성도 내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경제쪽에서 볼때 지난해 6월말 전후 처음으로 달러당 1백엔대를 돌파하면서 급격히 진행된 엔高는 일본경제를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무라야마정권은 지난 4월 엔高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이달 27일에는 다시 긴급 경제대책을 추가시켰지만『정치안정 없이는 효과가 없을것』이라는 대세 앞에 맥을 못추고 있다.일본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경제 운용면에서 전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라야마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행정개혁은 공공법인의 통폐합.기능축소등 개혁작업.정보공개.지방분권화등에 성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정권의 생존을 걸겠다는 당초 의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이어서 전반적인 평가는 낮은 편이다 .
외교쪽에서는 냉전후의 전환기에 대응해 새로운 美-日관계 구축.유엔평화유지군 활동등 국제공헌.새로운 안전보장태세등 과제들이있지만 3당 내부 견해차와 관료들의 소극적인 협조로 대안 제시가 미뤄지고 있다.중국의 핵실험에 항의해 대중( 對中) 무상자금원조 억제등을 결정,총리의 리더십을 일부 보여주기도 했지만 프랑스 핵실험 항의에선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등 일본 외교력의 체질적 약체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무라야마정권은 향후 일본외교의 방향을 결정짓는 시금석(試金石)으로 오는 11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亞太경제협력체(APEC)회의를 대비하고 있다.그러나 여기에도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일본 방문문제가 걸려 자칫 궁지에 몰릴 소지가 있다. 관측통들은 이러한 미해결 과제들이 쌓인 가운데 치러지는 다음달 23일 참의원 선거는 지금까지 무라야마정권을 안정시켜온 3당연립의 결합고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회당의 대패가 예상되는 가운데 10월에 자민당 총재선거가있어 정권 향방(向方)에 변수가 많다.때문에 여론의 관심도 무라야마정권보다는 자민당 총재선거이후의 정계개편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느낌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