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김의즐거운유학생활] 학기 후 반납하는 미국 교과서 … 복습은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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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교과서 출판사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Glencoe/McGraw-Hill, Prentice Hall, Scott Foresman, Addison Wesley, Heath, McDougal Littell, Houghton Mifflin 등인데 명문 학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교과서를 펴냅니다.

교과서는 과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16개 안팎의 챕터로 구성됩니다. 한 학기 동안 16주 정도 수업을 진행하기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교내외 행사 탓에 대체로 10~11주 정도 수업을 하게 돼 교과서 분량의 70% 정도만 학교에서 소화하지요. 때에 따라 독학을 해서라도 중요 단원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교과서를 살펴보면 내용뿐 아니라 편집·디자인·사진 모두 훌륭한 편입니다. 학생이 독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내용이 알찹니다.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데도 불편이 없게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교사 지침서와 풀이집은 물론 챕터별 평가 자료와 중간·기말 고사용 시험지까지 출판사가 줍니다. 교사들이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교사용 풀이집을 보면서 수업할 수 있을 정도지요.

명문 사립고나 유명 공립고 교사들조차 이런 환경에 익숙해져 스스로 시험 문제를 개발하거나 제작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재미있는 건 교사들이 학기말 시험을 보고 난 뒤 채점지를 학생들에게 되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출판사가 만들어준 시험 문제가 공개되면 다음해에 그 문제를 또다시 쓰기가 힘들 것이고, 그러다 보면 교사가 문제를 힘들게 개발해야 하거든요.

미국의 중고등학교는 한 학기에 6~8개 과목을 공부하는데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줍니다. 권당 값이 60~150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 주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학교는 학기가 끝날 때 교과서를 회수합니다. 다음 학기 학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죠. 교사들은 학생들이 책을 거칠게 사용하지 않도록 책 표지(Book Socks)를 입혀 와라, 낙서하면 감점한다며 주의를 주곤 합니다.

문제는 교과서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학기가 지나면 복습을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학기 중에 배운 걸 다 기억한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니까요. 따라서 대학 진학 전까지는 어떻게든 교과서를 확보해 공부를 해둬야겠지요. 의외로 이런 간단한 정보를 몰라 당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책 표지에 찍혀 있는 바코드의 일련번호, 즉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을 알아두면 책을 구하기가 쉽습니다. 필요하면 중고 교과서를 다루는 인터넷 서점(www.bn.com)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존김 세종SAT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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