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約인가空約인가>강원.제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강원> 번듯한 공장도 없고 일자리도 마땅치 않아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강원도.도민(道民)숫자는 매년 줄지만 몰려오는 외지(外地)사람 때문에 실제 생활인구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강원도내 모든 도로가 여름이 아닌데도 막히고 산과 들은 쓰레기로덮이는 중이다.그래서 공약도 「자원을 제공하는 도민과 수혜지역주민간의 갈등」을 반영한게 많다.
◇교통=강원도의 교통시설은 도민만 이용한다면 지금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문제는 철따라 밀려오는 관광객과 때때로 이어지는군용차 대열(隊列).이들 때문에 도민은 「시원한 길」을 달려본적이 별로 없다.
이를 반영하듯 두 후보 똑같 이 대규모 고속도로.고속전철.국제공항.항만 건설을 공약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사업은 대부분 중앙정부가 이미 계획하고 있거나 민간기업들이 건설해 보겠다고 제안한 것들.후보들간 공약의 차별성도 별로 없다.이상룡(李相龍.민자)후보는 춘천 .인제.속초와 서울의 연결을 강조하고,최각규(崔珏圭.자민련)후보는 동해.삼척.정선 등의 접근도 향상에 비중을 두는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두 후보 모두 도내(道內)지역간 접근시간을 줄이는 교통대책보다는 강릉에서든 춘천에서든 서울까지 가는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공약이 많은게 특색이다.
◇개발.관광=강원도를 좀 더 잘 살게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지역내 소득기반을 확충하는 길이고,또 다른 하나는 강원도를 이용하는 외지사람들의 부담을 높이는 방법이다.李후보는 「道전역의 관광지화,접경지역.탄광지역 개발」등을 공 약해 지역경제력을 높이는데 비중을 두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생략돼 있는게 흠이다.
崔후보는 「관광자원.물.지하자원 제값 받기」를 공약해 후자의방법을 택하고 있으나 돈을 낼 상대와의 갈등해소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환경.물=신도시를 개발하고 道 구석구석을 관광지화 하겠다는후보들의 「개발」공약은 환경측면에서는 「보존」과 대치된다.李후보의 「맑은 물 보존기반 완비,자연환경 최소화」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손해볼 주민들에 대한 반대급부도 생각해 야 한다.
崔후보의 「산림법 적용 배제」는 중앙정부가 들어주기 어려운 공약이고 「수혜자 부담원칙요구」도 기존 법체계상 쉬운 일은 아니다.

<제주> 1년에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3백50만명.제주도민은 외지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관광객 때문에 물이 모자라고 도로가 막히지만 도민들은 주요 소득원인 이들에게 큰 거부감은 없다.그러나 땅을 소유만 하고 이용하지 않고 있 는 외지인,돈을 벌어서 밖으로 빼돌리는 외지인에 대한 거부감은 대단하다.그래서 후보들의 공약도 「제주사람을 위한 제주 만들기」가핵심이다.
◇개발.관광=우선 지역소득향상에 크게 기여할 「관광공약」은 네 후보 모두 크게 미흡하다.대부분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의 재탕이고 민선지사만이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은 없다.
우근민(禹瑾敏.민자)후보의 「고도제한 완화,토지이용 극대화」공약은 「보존원칙을 유지하겠다」는 공약과 상충될 수도 있다.
강보성(姜普性.민주)후보의 「국제정보통신망 구축」은 필요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린벨트 재검토」는 쉽게 이루어질 공약이아니다. 신구범(愼久範.無)후보의 「2차산업 10%화」공약은 「어떤 2차산업」을 들여오느냐가 더 중요하다.신두완(申斗完.無)후보는 「외지인 부동산을 모두 밝히겠다」면서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또 공약하고 있다.
◇환경.물=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지표수 저수댐」을 건설하겠다는 공약(禹.姜)은 「장소.재원.관망」에 관한 구체적 방안까지 함께 제시해야 믿을 수 있다.지하수 보호구역을 설정만하기보다(愼) 효과가 있으려면 구체적 제재방안이 필요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