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매무시/매무새/맵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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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해마다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면 여배우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파격적인 의상으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와 함께 팬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시상식 도중 노출이 심한 드레스 의상 때문에 가슴 쪽을 내려다보며 ‘옷매무새’를 여미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가끔씩은 사고(?)가 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옷매무시’와 ‘옷매무새’를 헷갈려 한다. 여기서 쓰인 ‘옷매무새’는 ‘옷매무시’로 써야 맞다. ‘매무시, 매무새’처럼 ‘옷’은 생략해도 같은 말이다.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따위의 뒷단속을 가리키는 말로, ‘매무시를 가다듬다, 매무시를 다시 하다’와 같이 사용한다. “준형이는 옷을 갈아입고 매무시도 가다듬으며 투덜댔다” “시사회 전 열린 무대 인사에서 주연배우 권상우가 옷매무시를 다시 하고 있다”처럼 쓸 수 있다.

‘매무새’는 매무시한 결과로 눈에 보이는 옷맵시를 가리킨다. ‘곱다, 아름답다, 단정하다, 정갈하다, 말쑥하다’와 같은 형용사와 잘 어울린다. “옷은 여기저기 기워 입었으나 매무새는 정갈하고 단정했다” “여인의 고름 사이로 얼핏 단아한 매무새가 드러났다”(이정명 『바람의 화원』)처럼 쓰인다.

‘맵시’는 매무새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매무새는 옷을 입은 맵시, 즉 옷매무새이지만 맵시는 옷을 입은 모양, 머리 모양, 몸꼴 등을 모두 포함한 모양새를 가리킨다.

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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