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타임誌.제주신문 회견의미-內閣制 쟁점화 事前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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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또다시 차기 대통령의 세대교체 당위성을 강조하고 내각제 개헌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한 톤으로 피력해파문을 던지고 있다.金대통령은 19일 발간된 美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 이어 이날짜의 제주신문 창간기념 회견에서 거듭 같은 입장을 밝혔다.
金대통령 발언이 시선을 끄는 것은 미묘한 시점때문이다.金대통령은 올들어 지난2월25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와 지난4월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통령후보의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물론 내각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했었다.
金대통령이 타임지와 인터뷰한 14일은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이 호남순회강연과 하의도 선영참배를 마치고 귀경해 민주당 운동원으로 등록하겠다고 밝힌 날이다.金이사장은 이때 이미지역 등권론(等權論)을 강조하고 지방선거후 내각 제가 정치쟁점화될 것이라는 등 내각제 유도성 발언을 하고 있었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일찌감치 내각제를 정강정책으로 채택하고 金이사장의 정계복귀를 은근히 부추기며 反YS 연대를 꿈꿔왔다.이번 선거에서 충청권을 대변하는 세력으로 부각하려 하고있다. 金대통령의 발언은 金이사장과 金총재의 지역분할과 내각제쟁점화에 쐐기를 박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지방선거 중반전에 벌써 「新3金시대」라는 말이 나오는데 대해 金대통령은 대단히 못마땅해 한다.
이번 선거결과를 토대로 두 金씨가 서로 붙들어주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나서는 상황은 막아야한다는 것이 金대통령 주변의 정서다. 「3金시대」는 80년 서울의 봄과 87년 대선을 거쳐 92년 대선에서 金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미 소멸된 용어라는 얘기다. 金대통령은 『지금 여론조사에서는 80%이상의 국민이 세대교체를 희망하고 있지만 내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90%이상이 지지할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세대교체된 인물이 나올 것이절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한걸음 더 나아가 金대통 령은 세대교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민자당 일각에서는 金대통령이 우선 내년4월 15대 총선에서 대폭 물갈이를 염두에 두고 자락을 깔고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하고 있다.이미 민자당에서는 새로 임명하는 지구당위원장을 30~50대의 젊은 세대로 교체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다.결과에 따라서는 두 金씨의 지역분할 내지 지역등권 주장처럼 정치판이 짜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주의를 토대로 권력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내각제를 주장하는 DJ.JP 진영과 세대교체와 대통령제의 고수를 주장하는 金대통령측간의 주도권 싸움은 이번 지방선거이후 더욱 가열될 소지가 높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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