肝이식 간암환자의 마지막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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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시한부 간암환자의 마지막 보루인 간이식술에 대한 문의가 잦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간이식술에 관한 한 국내 의료여건은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유는 바로 기증자가 없기 때문.
88년 서울대병원 김수태(金洙泰.일반외과)교수의 간장이식술이국내 최초로 성공한 이래 서울백병원과 중앙병원에서 기증 간의 일부를 이식하는 부분이식술이나 살아있는 아버지의 간 일부를 딸에게 이식하는 고난도의 생체간 이식술도 성공해 적어도 우리나라는 의료기술면에선 미국등 선진국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 매년 3천여명이 간이식을 받는데 비해 국내는기증자에 의한 간이식 사례는 지금까지 부분 간이식 다섯례를 합쳐 9건이 전부일 뿐이다.기증 간 부족이란 절박한 상황때문에 일부 국내 간암환자들중엔 미국에서 직접 간이식을 받고 돌아오는경우도 있다.
前문공부장관 K씨나 서울대병원 K교수가 대표적인 예.
이들이 주로 찾은 병원은 간이식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美피츠버그大병원으로 이곳에선 해마다 4백건이상의 간이식술을 시행한다는 것.
이렇게 간이식수술을 받은 사람 12명이 모여 「새생명회」란 단체가 결성돼 매달 모임을 갖고 투병수기 집필및 뇌사인정과 장기이식 합법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기증장기가 부족한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로 매년 1만2천여명의 말기환자들이 간이식을 위해 대기중인 실정이다.
최근 영국 타임스紙는 중국에서 처형된 죄수 간이 브로커를 통해 3만달러에 서방세계로 밀매된다고 보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현재 이들 간이식술 대기환자들의 생명연장은 주로 인공 간에의해 이뤄진다.
인공 간이란 지난해 초 美베일러大병원에서 개발된 장치로 돼지간세포를 배양해 간 대신 환자혈액을 화학처리해주는 시스템.
문제는 현재의 기술수준으론 인공 간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서너달밖에 안된다는 것.
결국 뇌사인정과 장기이식합법화는 물론 뇌사자의 자발적인 장기기증 확산만이 국내 간암환자들을 위한 마지막 희망이란 지적이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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