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유세에 민주자유당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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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자당의 겉과 속이 다르다.겉으로는 화를 내지만 속으로는 꼭그렇지만도 않다.김대중(金大中)씨 문제에 대한 민자당 입장이 그렇다. 민자당은 14일에도 金이사장을 강하게 비난했다.金이사장의 정당연설원 등록을 문제 삼았다.정당연설원 등록을 정계복귀로 간주했다.그리고 은퇴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거의 인신공격수준이다.매일 똑같은 얘기다.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그 렇다. 그러나 속은 다르다.다만 속을 감출 뿐이다.민자당은 일찍이金이사장의 지원유세를 예견했다.그에 따른 대비책도 세워놓은 바있다.그때 이미 민자당에 꼭 불리하지는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면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판단 근거는 이렇다.우선은 선거의 구도다.민자당은 어떤 대결구도가 유리한가를 계산했다.그래서 내린 결론은 호남대 非호남의대결이었다.특히 대구.경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봤다.서울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좀처럼 호남대 非호남 구도는 달아오르지 못했다.
뭐니뭐니해도 金이사장이 정계를 은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그런데 마침 金이사장이 그 구도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다.지역등권론 발언이 그 시발이었다.그래서 민자당은 그것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불씨에 부채질을 해댔다.기름도 부어댔다.
그것이 지원유세에 대한 법적 대응방침이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金이사장은 정당연설원등록을 했다.金이사장도 화난 듯했다.그러자 민자당은 공격포인트를 바꾸었다.그의 정계복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아직은 여론조사 결과 金이사장의정계복귀에 대한 반대여론이 많다고 여기기 때문이 다.
그런 과정을 통해 민자당이 설정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른바 호남대 非호남 대결구도다.더군다나 金이사장은 김종필(金鍾泌)씨의 자민련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지역별로 후보조정 움직임도 있다.일면 민자당으로선 손해다.그러나 뒤집어 보면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민자당은 판단한다.
이른바 보수성향의 유권자때문이다.舊여권 표도 포함된다.그들중일부가 자민련 지지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지역적으로는 강원도를 들 수 있다.강원도는 자민련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있다. 그러나 자민련과 김대중씨가 연합한다면 그들중 상당수는 이반할 것으로 민자당은 계산한다.경기북부 지역여론도 민자당에 유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잘만되면 충남의 변화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민자당은 그래서 두사람의 연합을 기정사실화 하려 하고 있다.자민련을 김대중씨의 부분집합화 시킨다는 복안이다.민자당은 현상황을 좀더 숙성시킬 생각이다.그것을 위해열심히 부채질을 해댈 계획이다.그것이 무소속 돌풍도 잠재울 수있는 방법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까지 민자당이 기대한대로 나와 줄지 의문이다.그러기에는 유권자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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