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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通사태안개속 실마리-勞使 긍적적 시각 대타협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통신 사태가 노사대화로 풀릴 수 있을까.대화가 가능하다면그 시점은 언제인가.
당사자인 한국통신 노사는 물론 정부도 노사간의 대화 가능성이상당히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새 사장 등장에 이어 즉시 노조측이 공석중인 부위원장자리를 채워 도피중인 위원장을 대신할 수 있는 조치를 한 것은 대화를위한 정지작업이라고 일단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측이 정한 준법투쟁기간인 10일까지는 노사간에 공식적인 접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명동성당과 조계사 공권력 투입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 강도와 노조 현집행부와 재야단체의 연계 정도,노조의 준법투쟁 성과등이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느냐에 따라 노조 전략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 변수가 크게 상승작용 함으로써 노조가 고무되는 경우 강경입장을 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사 양측이 일단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를 취했다는 점에서 「대타협」의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강병태(姜秉泰)노사협력국장등 한국통신 관계자들도 『새 부위원장 서리가 공식적으로 위원장 직무를 수행한다면 임금.인사등 노사협상 차원의 대화는 지금이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노조도 신임 李사장과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8일 컴퓨터통신망 하이텔의 일반공개토론장에서 수배중인 유방상(柳邦相)서울지방본부위원장은 신임사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뒤 『일반 사원과 대화를 나눌 것』을 촉구했다.
최병훈(崔秉勳.53.서울전신국 노조지부장)부위원장 서리도 8일 『내일부터 공식 노조업무를 시작하며 중앙본부 운영을 위해 소규모의 단기 집행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노사 양측이 현재의 사태를 끌고 가는데 한계를 느끼고있다는 점도「대타협」 가능성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정부와 회사측은 종교계 반발을 무마하고 신임사장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노조는 와해직전인 현 집행부를 재건하고 명분없는 단체행동을 종료하기 위해 일단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필요가 커졌다.
그러나 종교계의 강한 반발과 대학생및 재야단체의 시위등이 한국통신 사태를 장기화로 끌어가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의 준법투쟁은 실효를 거두지 못할지라도 종교계 움직임등 주변상황이 현 집행부를 고무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보통신부 한 관계자는 『劉위원장이 부위원장 서리로 두뇌파가아닌 행동파로 알려진 崔노조지부장을 지명한 것은 노조 간부들이대거 구속되고 하이텔 이용저지등으로 자신의 지시가 노조원에게 전달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카드』라고 분석했다.
사측 일각에서도 위원장의 전권을 위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崔부위원장 서리에 큰 기대를 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나오고있다. 한 관계자는『유덕상(劉德相)위원장이 검거되거나 자수해 누군가가 권한을 완전히 위임받아야만 진정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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