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영어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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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영어가 「세계어」로 급속히 발돋움하고 있다.국제우편은 75%,각종 전자정보는 80%가 이미 영어로 저장된다.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인구는 10억이 넘는다.자유무역과 M-TV,인터네트를타고 영어는 인류역사상 그 어떤 언어보다 국제비 즈니스와 정치문화를 누비고 있다.옥스퍼드영어대사전(20권) 편찬팀은 영어 성장에 두개의 역사적 획을 긋는다.첫째가 셰익스피어였고,지금이두번째라고 한다.
옥스퍼드사전의 「새 어휘팀」은 해마다 평균 3천개의 어휘를 발굴,수록하고있다.컴퓨터와 사이버스페이스,팝예술과 신기술세계에서 쏟아지는 신조어(新造語)들 때문이다.컴퓨터통신의 「모뎀」(Modem),네트워크통신 언어인 「네트 서핑」(n et-surfing)등이 그 예(例)다.현재 영어 어휘는 약 65만개다.
파자마는 힌두어에서,유치원의 킨더가튼은 독일어에서 따오는등 빌려오는 단어도 적지 않다.라이벌 프랑스어가 45만개다.
세계화과정에 문제점도 따른다.지역에 따른 영어의 변형(變形),즉 「모핑」(morphing)이 그 첫째다.모핑 역시 컴퓨터의 영상조작기법에서 생겨난 말이다.영어사용권은 3개로 분류된다.영국.미국.캐나다. 호주등이 표준영어권이다.둘째 가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등의 옛 식민영어권이다.
동유럽.동아시아.중남미.중동등 신흥산업지역은 「브로컨 영어권」으로 불린다.
인도는 「뒤로 미루다」(postpone)의 반대말로 「prepone」(앞당기다)이란 말을 새로 만들었다.찰스公 등 정통순수파들은 모핑에 분개하며 「영국영어」의 보존을 외친다.영어의 보편화로 많은 토착언어들이 밀려나는 「언어학살」도 문제가 된다. 가장 빛을 보는 분야는 역시 영어교육과 관련된 「영어산업」(English Industry)이다.영국은 이 분야에서 연간7억5천만달러를 번다고 한다.중국에서만 2억인구가 국제비즈니스언어로 영어학습에 나서는등 시장은 확대일로다.아시 아시장을 놓고 영국.미국.호주의 각축이 치열하다고 한다.
얼마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紙에 실린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한국안내」가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한국의 도로표지판은 영어표기가 잘 돼 있고 한국인들은 영어단어를 많이 안다.그러나 한국인과 얘기할 때는 머리속에서 2분정도 미리 생각하 라.간단한 단어로,2중 부정(否定)을 피하고,통역도 믿지말라』였다.「영어장벽에 갇혔다」는 일본인들의 탄식이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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