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라의KISSABOOK] 혹시 우리 애 천재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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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하워드 가드너는『다중지능』에서 누구나 7가지 이상의 다중지능을 갖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타 라이만 횐 역시 『내 아이 숨은 재능 찾기』에서 아이의 재능을 속단해서는 안 되며,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 관심을 보인다면 조합 형태의 더 나은 재능으로 개발될 길을 열어줘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능력이 닿는 한 두루두루 예체능 교육을 시켜주고 싶은 게 부모들의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 없는 마구잡이 학원 순례는 돈·시간·노력의 삼중탕진에 불과한 법. 우선 한 가지씩 상견례를 시키면서 자발적인 의욕이 솟구치도록 발동을 걸어주자.

베아트리체 마시니는 『사뿐사뿐 나풀나풀 발레 이야기』(주니어중앙)를 통해 어린 숙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동경해 보는 발레리나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본 복장 설명을 듣고 나니, 멋진 발레 선생님이 나와서 파드샤·글리사드·러닝 같은 핵심 동작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세계적인 명 발레곡을 들으며 꿈길처럼 아늑한 발레의 세계로 들어서면, 안나 파블로바나 미하일 바리슈니코프 같은 역사적인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역할모델이 돼주기 위해 분투한다.

다수의 어린이들에게는 발레가 한때의 취미로 남겠지만, 분명 마사 그레이엄을 능가할 군계일학이 존재할 터. 마지막 장에는 발레를 운명적인 사랑으로 만난 아이들을 위해 세계적인 발레 학교의 입학 전형까지 실려 있다.

오늘은 피아노 학원 문을 열기 전에 수잔 로스에게 『도레미, 최초로 악보를 만든 구이도 다레초 이야기』(미래i아이)를 듣고 가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당연지사로 있었던 건 아닐 터. 누군가의 상상력과 부단한 노력으로 비로소 세상에 있게 된 것이다. 악보 또한 그렇다.

악보가 없었다면? 우리는 부르고픈 노래, 연주하고픈 곡을 몽땅 외워야 한다. 수백 년이 흘러도 베토벤과 모차르트 선율이 우리 귀에 살아 있는 것도 모두 악보 덕분 아닌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대로, 지긋지긋하게 보이던 콩나물 음표가 이제부턴 기특하고도 고맙게 생각될 것이다.

화실로 달려가기 전에는 콜린 캐롤의 『화가는 어떻게 보았을까』시리즈(함께읽는책)를 통해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워밍업 훈련을 해보면 좋을 듯. 붓질 한 번에도 열정이 담뿍 담길 테니까.

대상 연령은 8세 이상의 예술가 지망생 어린이들과 효율적인 예체능 학습을 위해 고심하는 엄마들. 

임사라 <동화작가> romans8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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