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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영남 심사하기도 전 ‘서울 뇌관’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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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 심사가 일부 위원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안강민 공천 심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 공천심사위원회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흔들리고 있다. ‘화약고’로 지목된 영남권 공천심사를 해보기도 전에 서울 송파병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당초 공심위는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전날 마무리 짓지 못한 서울·강원·인천·충남 일부 지역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송파병 공천을 놓고 공심위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다 김애실 의원, 강혜련(이화여대 교수) 위원 등이 불참하면서 공심위는 오후까지 파행했다.

회의 예정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모습을 나타낸 이방호 사무총장은 “오늘 영남권 심사는 불가능하다”며 “강남권과 강원 등도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다. 이 총장이 회의장에 들어선 후 회의가 시작되는 듯했지만 위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갈등만 키웠다. 회의장 바깥으로 집기가 넘어지는 소리까지 들렸다. 이에 앞서 안강민 위원장은 “영남권 심사를 오늘 하느냐”란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끄떡였지만 위원장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남권 심사는 다시 12일로 미뤄졌다.

공심위는 전날에도 송파병 공천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겪었다. 송파병엔 나경원 대변인과 이계경 의원, 이원창 전 의원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다수의 위원들이 나경원 대변인의 공천을 주장했다. 하지만 김애실·강혜련 위원은 “나 대변인을 다른 곳에 전략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나 대변인은 강재섭 대표의 측근이다. 반면 김애실·강혜련 위원은 친이명박계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자 당내에서도 ‘계파 공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각 계파의 실력자들은 공심위원들에게 일체의 압력이나 간섭을 삼가고 공심위가 공정하게 개혁적 공천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 싸움으로 예상됐던 공천 전쟁에 소계파 인사들까지 끼어들면서 공천이 늦어지자 당내에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이 강재섭 대표와 안강민 공심위원장을 각각 따로 만나 공천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이 주목된다.

◇유정현 중랑갑에 전략 공천=공심위는 오후 5시쯤 회의를 열어 서울 지역 5곳과 충남 1곳의 공천자를 내정했다. 서울 중랑갑에 유정현 전 SBS 아나운서를, 강북을에는 이수희 변호사를 각각 전략 공천키로 했다. 충남 공주-연기에는 대선 당시 국민중심당을 탈당해 올 초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진석 의원 대신 오병주 변호사가 공천됐다. 이곳은 심대평 자유선진당 공동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다. 임해규 공심위원은 “공주-연기에서 탈락한 정진석 의원에 대해서는 당에서 중용해서 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갑에는 김충환 의원이 은진수 변호사를 꺾었고, 노원갑에는 현경병 당협위원장이 함승희 전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얻었다. 김영일 전 MBC 사장의 공천 내정이 취소된 서울 은평갑에는 안병용 전 부대변인이 공천자로 결정됐다.

글=신용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전략 공천=정당은 대개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낼 때 공천 신청을 받아 그중에서 총선 후보자를 뽑는다. 하지만 정당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구에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그 지역에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영입 인사나 경쟁력 있는 당내 인사 등을 지정하기도 하는데 이를 전략 공천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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