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일당 10만원, 민주당은 무보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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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호남 물갈이가 임박했다. 박재승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과 위원들이 10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 위원장, 김부겸 의원, 인병선 위원, 장병화 위원. [사진=조용철 기자]

공천심사위원들은 공천 신청자들에겐 앞으로 4년간의 정치 농사를 좌우할 심판관이다. 특히 기성 정치권과 아무런 인연이 없어 손속에 인정을 두지 않는 외부 심사위원들은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하지만 정작 외부 위원들은 “몸과 마음이 피곤한, 직업으로 치면 빵점짜리”라고 말하곤 한다. 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한나라당의 한 공천심사위원은 얼마 전 당사 근처에 주차할 공간을 찾기 위해 20여 분을 헤맸다. 겨우 주차할 곳을 찾은 그는 서둘러 회의장으로 들어가려다 전경에게 저지당했다. 나이 어린 전경에게 “나, 공심위원이야”라고 누차 설명했지만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전경은 “누군지 모르겠는데요”란 싸늘한 대답뿐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 신분증을 가져온 뒤에야 겨우 출입이 허가된 공심위원은 “특별 대우는커녕 잡상인 취급을 받았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통합민주당의 장병화 위원은 가락전자 대표이사다. 그는 오전 6시에 회사부터 찾아 중요한 결재만 한 뒤 민주당사로 출근한다. “다들 공천 심사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자신만 회사 일을 보려니 왠지 눈치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더구나 심사 중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직원들은 “회사에 중요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연락이 안 된다”며 불만이다.

대부분의 외부 공심위원들은 가장 힘든 일로 ‘청탁 스트레스’를 꼽는다.

심지어 실어증과 대인 기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위원은 “공정성에 대한 강박증에 사로잡혀 지인들과 통화해도 짜증이 난다. 위원들 간에도 가급적 말을 아끼는 것이 상책”이라고 고백했다. 한나라당의 한 위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청탁을 해온다. 은행 가는 것도 꺼려져 공과금 납부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받는 보수는 얼마쯤 될까.

민주당의 경우는 ‘노 홀리데이, 노 페이(휴가도 보수도 없음)’다. 한나라당보다 뒤처진 일정을 따라잡기 위해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도 당사에서 식사를 제공받는 것 외에 별도의 수당을 받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경우 공심위원들에게 하루 10만원의 수당을 주지만 업무량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한 공심위원은 “면접·자료 정리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격무의 연속”이라며 “공천심사 전형료로 40억원 정도를 거뒀다면서 일당 10만원은 너무 짜다”고 은근히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자유선진당은 교통비만 제공한다. 이들에겐 ‘공천 혁명가’란 명예가 곧 보수인 셈이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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