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유원지 ‘물난리 한탄’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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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7월 27일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 유원지. 한탄강 강변 백사장 옆에 들어선 음식점들이 지붕만 남긴 채 황토 빛 강물에 잠겼다. 어디가 강이고 어디가 유원지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강 위에 불쑥 떠 있는 ‘한탄강 국민관광지’라는 안내 간판만이 이곳이 유원지였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후에도 이곳은 99년과 2000년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집중호우로 대형 침수피해를 당했다. 2004년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침수도 잇따랐다(사진 ①).

#2008년 3월 10일 한탄강 관광지. 강가에 길게 늘어 서 있던 음식점들이 온 데 간 데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도로와 공원이 차지했다. 한쪽엔 축구장·농구코트 등을 갖춘 생활체육공간이 마련됐다. 잦은 침수 피해를 겪은 관광지 내 상가들은 안전한 고지대 쪽에 옮겨갈 예정이다. 전체 부지는 100년 빈도의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복토를 해 평균 1.5m 높여 집중호우 시에도 안전하도록 했다(완공 때 조감도 ②).

경기 북부 지역 수해의 대명사로 불리던 ‘한탄강 유원지’가 변신 중이다.‘친환경 관광·문화·역사·체험·교육 수변종합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게 연천군의 목표다.

연천군은 “2005년부터 199억원(도비·군비 157억원, 상가 분양 수익 42억원)을 들여 전곡읍 전곡리 일대 31만2000㎡ 부지에 추진 중인 한탄강 관광지 정비사업이 마무리 돼 다음달 중 개장할 예정”이라고 10일 전했다.

군은 잦은 침수 피해를 겪은 관광지 내 토지와 건물을 매입, 상가시설 14동을 기존에 비해 10m 정도 높은 고지대에 내년까지 신축한다. 관광지 내에는 농구와 배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인라인스케이트 전용도로·오토 캠핑장·건강지압원·다목적 광장·축구장·청소년마당·야영장 등 휴양시설을 마련했다. 관광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광지 주변과 도로를 정비하고 주차장·공중화장실·취사장 등 공공 편익시설도 확충했다.

국비·군비 49억여원을 들여 안전거리 체험장·안전운전 체험장·영상 구현실 등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에 대한 현장 체험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어린이 교통랜드를 조성한다.

◇종합관광지로 개발=연천군은 이르면 내년까지 인근 전곡선사유적지 주변에 조성 중인 ‘역사문화촌’ ‘도립선사박물관’이 완공되면 한탄강 관광지 일대는 가족 중심의 친환경 종합관광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곡선사유적지에서는 5월 2∼6일 80여만 명이 찾는 구석기 축제가 열린다.

한탄강 관광지 주변엔 고대산·소요산·재인폭포·경순왕릉·숭의전 등 문화관광지가 산재해 연계 관광도 가능하다. 특히 3번 국도와 37번 국도를 접하고 있는 데다 경원선 한탄강역·전곡역을 끼고 있어 교통편도 좋다.

박성수 연천군 기획홍보담당은 “한탄강 주변 침수 피해를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정비사업을 벌였다”며 “선사박물관까지 완공되면 경기 북부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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