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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영재학급’ 실험 시작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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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내년부터 서울시내 일반 초·중·고교의 정규 교육과정에 영재학급이 시범 운영된다. 예술(음악·미술·문예창작) 분야는 내년에 초·중·고교 2곳씩 모두 6곳에서 첫선을 보인다. 수학·과학 분야는 2010년에 초·중학교 두 곳씩 네 곳에서 운영된다. 지금까지 일부 학교가 방과 후나 주말·방학 때 운영해 온 영재학급과는 달리 정식 교육을 하는 것이다. 영재교육 대상자도 현재 4600여 명에서 2012년까지 1만30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이런 내용의 ‘영재교육 종합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특정 분야에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발굴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동식 영재 수업’ 받는다=내년 예술분야 초·중·고교 6곳의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2010년에는 초·중학교 수학·과학 분야 영재학급도 만들어진다. 수학·과학 분야 고교 영재학급은 초·중학교 운영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영재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기본과정을 배우다 특별·재량활동 시간(총 34시간)에 별도 학급으로 이동해 해당 과목 교육을 받게 된다. 고 2, 3년 학생들은 학교마다 달리 운영하는 선택 중심 교육과정에 따라 배우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발명과 체육 분야까지 영재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학생의 1%가 영재교육=방과 후와 방학 동안 운영되던 영재학급도 현재 110개교 232학급에서 350개교 661학급으로 늘어난다. 전체 학생의 0.32%(4600여 명) 수준인 영재교육 대상자가 2012년에는 1% 선인 1만3000여 명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영재교육 대상자의 선발 시기도 현행 초등 4학년에서 3학년으로 낮아진다. 예술 분야는 초등 1학년까지 낮춰서 영재교육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어떻게 뽑나=영재교육 대상자는 학교장 추천→영재성 검사→학문 적성검사→면접 등 4단계를 거쳐 선발할 계획이다. 영재성 검사는 한국교육개발원(KEDI) 영재교육센터가 주관한다. 1.5배수를 뽑는 학문 적성검사에선 예술분야는 실기를, 수학·과학 분야는 관련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탈북자 자녀를 포함한 소외 계층 학생은 정원의 10% 이내에서 별도 선발전형 없이 추천서로만 뽑는다.

그러나 ‘우열반’이 부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일반 학생들이 열패감을 느끼는 경쟁 위주의 옛 우열반과 같은 성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내 한 교사도 “기존 영재학급도 사교육을 받는 애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자칫 사교육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 허동 과학·영재교육과 과장은 “사교육과 무관한 영재성·학문 적성검사 등 다단계 선발 방법으로 선행학습 효과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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