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의식 오락프로 여전-시민단체,춘하계TV편성 개편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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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방송 3사의 시청률경쟁 중단선언은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가.
최근 방송위원회 「95 춘하계 TV편성 개편분석」에 따르면 방송 3사가 방송의 공익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타사 인기프로그램과의 경쟁을 위한 「대응편성」과 「프로그램 모방현상」이 여전히 나타나는등 시청률 경쟁의 폐해 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방송3사 봄철 프로그램 개편 모니터 결과에서도 『방송사간 맞대응편성과 비전문 MC기용현상이 사라지지 않는등 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송위 개편분석에 따르면 4개 TV채널 주시청시간대(오후7시부터 10시30분까지)에 시청률을 의식한 오락프로가 집중 편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SBS는 주시청시간대 오락프로 편성비중이 77.6%로 4개 채널중 가장 높을 뿐 아니라 교양프로는 전혀 편성되지 않았다.KBS2 와 MBC의 주시청시간대오락편성비중은 68.4%,61.2%를 차지하고 있으며 MBC는이 시간대에 드라마.뉴스.코미디.버라이어티쇼.다큐멘터리등이 비교적 고르게 편성돼 있는 반면 K BS2와 SBS는 드라마가 각각 37.4%와 46.9%를 차지,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3사가 주말 저녁시간대에 집중 편성하고 있는 코미디 프로 역시 대부분 인기코너의 상호 모방,10대 취향 편중,특정인기연예인의 중복출연등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으며 이번 개편을 통해 평일 가족시간대에 신설된 MBC 『스타예감』『 인기가요 베스트50』역시 10대 취향에 치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한편 가족시청시간대에 편성된 MBC 『사랑과 결혼』,SBS 『장희빈』등은 어린이들이 시청하기에 부적합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도 『방송3사의 주말 저녁 코미디 프로는맞대응 편성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며 『프로의 제목.진행자.
시간만 달라졌을뿐 개편전과 다를 바 없어 시청률 경쟁 중단선언이 무색하다』고 밝혔다.여협은 『전문진행자가 아 닌 미인대회출신 연예인들의 미숙한 진행이 방송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비전문 진행자 문제를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편 방송위와 여협은 『KBS-2TV 「문화가 산책」,MBC 「밤의 문학산책」등 문화예술 프로가 이른 아침이나 자정을 넘어선 심야시간대에 편성돼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협 오혜란 기획부장은 『이번 봄철 개편이 대의명분만 요란한말잔치였을뿐 실질적인 질의 변화가 없었다』며 『실질적으로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보장하고 방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송사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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