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된 중진들 경로우대 선진당에 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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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태풍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을 한 차례씩 강타했다. 먼저 상륙한 곳은 민주당. 4일 공천심사위가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은 인사는 무조건 공천심사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악!” 소리가 났다. 박지원·김홍업·안희정·이상수·김민석 같은 인물들이 죄다 탈락 대상이 됐다. 6일엔 한나라당 공심위가 이규택·이재창·한선교 같은 비중 있는 의원들을 떨어뜨렸다.

기준을 정하고 해당자들을 단칼에 정리한 민주당이 충격은 강했지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쳐내고 있는 한나라당의 경우가 파장은 더 오래 이어질 태세다.
이번 주초엔 가장 민감한 영남 지역을 건드린다. 김무성·허태열·유승민 같은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이 즐비한 곳이다.

이규택·한선교 의원이 배제된 이후 자택 칩거에 들어간 박 전 대표가 공천 결과가 나온 뒤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다선·중진 물갈이설’의 귀추도 주목된다. 현역 교체비율이 몇 %인지가 경쟁 대상이 되는 듯한 분위기에서 일단 나이 많은 의원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72세 총리(한승수)를 기용하고 73세의 대통령 형(이상득 의원)에겐 공천을 주면서 왜 ‘더 어린’ 자신들을 물고 늘어지느냐는 항의다. 이규택 의원이 9일 ‘무소속 출마 불사’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들에겐 지역구를 마음껏 저울질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의 조순형(73) 의원과 유재건(71) 의원이 차라리 부러울지 모른다. 대선 전부터 한나라당에 손짓해온 선진당이 지명도 있는 한나라당 탈락자를 어느 정도 흡수할지도 주목된다. 이들의 영입이 “이삭줍기가 아닌 보석줍기”라던 이회창 총재의 말이 새삼스럽다. 선진당은 주중 일부 공천명단을 발표한다.

한 차례 충격 요법 뒤 공천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뤄온 민주당도 이번 주엔 결과를 내놔야 한다.

▶지난주
3일 새 정부 첫 국무회의
3일 한나라당 이진구 의원, 지역구 현역 중 첫 공천 탈락
4일 이회창 총재, 충남 예산-홍성 출마 결정
5일 민주당, 비리 전력자 공천 배제 결정=박지원·김홍업·안희정·신계륜 등 포함
5일 금융위원장(전광우), 공정위원장(백용호) 발표
6일 한나라당 한선교·이규택·이재창·고조흥 의원 등
현역 5명 탈락=박근혜 전 대표, 자택 칩거

▶이번 주
10일 이만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10~11일 한나라당 18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신청
12일 변도윤 여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강주안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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