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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Prism] ‘王회장’의 영광, 부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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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표석이 뽑히기 전 현대 계동 사옥 전경.

왕자들이 달라졌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 현대가의 주요 인사들 사이에 전에 없던 따뜻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현대건설 M&A를 앞두고 달라진 현대가의 분위기, 그 이유를 살펴봤다.


#1.지난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임종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 그리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변 여사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었다. 변 여사가 떠난 직후 정몽구 회장이 정몽준 의원을 다독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면 맏형의 당연한 역할로 보였겠지만, 두 사람은 2년 넘게 얼굴 한 번 맞댄 적이 없던 터였다. ‘등 돌린 형제’로 알려졌던 두 사람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2. 2007년 12월 말, 현대자동차 계동 사옥에 ‘현대(現代)’ 표석이 다시 등장했다. 5년 전 현대건설로부터 사옥을 사들였을 때 주위의 시선과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고 뽑아냈던 ‘현대그룹의 상징’이 소리소문 없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이 표석을 뽑으라고 지시한 것도, 다시 세우라고 지시한 것도 정몽구 회장이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표석의 ‘복귀’ 여부가 범현대가 가족모임에서 결정됐다는 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그룹 측의 설명이 어딘지 미덥지 않은 이유다. 현대가는 무슨 결심을 한 것일까?

#3. 세상을 떠난 지 7년이 넘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얼마 전 TV 광고를 통해 부활했다. 사원들을 상대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건설 당시의 에피소드를 농담을 섞어 들려주는 ‘왕회장’은 전성기 시절 모습 그대로다. 이보다 앞서 그가 즐겨 했던 “해봤어”라는 한마디 말이 신문광고에 실렸을 때보다 한층 강도가 높아졌다. 이른바 ‘형제의 난’ 이후 ‘적통’을 둘러싼 미묘한 기류 때문에 금기나 다름없던 왕회장의 등장을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광고로만 보기에는 그가 가진 무게가 지나치다. 게다가 이 광고를 만든 곳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큰딸이 고문으로 있는 광고대행사 이노션. 정몽구 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재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범현대가 식구들 간에 우호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가족들끼리의 결속을 다지는 기색은 여러 경로를 통해 감지된다.

단적인 예가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 건이다. 지난 1월 한라그룹은 1999년 미국계 사모펀드 선세이지에 매각된 ㈜만도 지분 72.4%를 6,515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통해 2대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만도 되찾기’에 성공했다.

▶2006년 7월24일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영결식에 참석한 정몽준 의원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만도는 고 정주영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1962년 직접 세웠으며, 훗날 재계 12위까지 성장하는 한라그룹의 모태가 됐던 회사. 하지만 외환위기 때 한라중공업과 관련해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 그룹이 부도나면서 회사를 셋으로 쪼개 외국계 펀드의 손에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한라그룹은 자금난에 몰려 회사를 팔면서도 만도에 ‘주식 우선 매수권’을 걸어뒀을 만큼 애착이 컸다. 그리고 10년에 걸친 와신상담 끝에 마침내 회사를 되찾아왔다.

한라의 만도 되찾기가 주목받은 이유는 재인수 과정에서 범현대가의 단결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애초 만도의 최대주주인 선세이지는 지분 100%를 사겠다며 1조2,000억 원을 제시한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만도를 매각하려고 했다. 지분 72.4%를 6,515억 원에 사겠다는 한라건설보다 훨씬 유리한 가격. 한라그룹이 제시한 조건은 지분을 100%로 환산해 봐도 9,000억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선세이지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소유한 자동차부품회사 TRW로부터도 만도를 1조1,000억 원에 팔라는 제안을 받은 상태였다. 돈 버는 일이 최고의 미덕인 사모펀드 KKR가 최소 2,000억 원, 많으면 3,0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더 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포기한 것이다.

이는 만도의 매출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자동차부품 생산이 주력인 만도는 총 매출의 60% 남짓을 현대차그룹에 의존한다. 현대모비스의 역할 확대로 70%에 달하던 과거에 비해서는 물량이 줄었지만 사실상 만도는 현대차그룹이 없으면 생존을 위협받는 회사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선세이지는 매각에 앞서 현대차그룹에 ‘구매 보장’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선세이지의 거듭된 구매 보장 요구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납품 보장은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약속”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계는 그러나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을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정몽구 회장이 암묵적으로 한라건설을 밀어줬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정설이다.

게다가 이번 만도 인수전에 발을 담근 현대가 사람은 정몽구 회장뿐만이 아니다. 고 정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자 현대가의 어른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한라를 돕기 위해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해 2,699억 원을 투자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컨소시엄 참여 이후에도 “만도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가족의 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2월13일 KCC는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태양전지 원료사업에 공동 진출한다고 밝혔다. KCC 측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정몽진 KCC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과는 사촌 간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대가 사람들은 ‘왕자의 난’에서 ‘숙부의 난’으로 이어지는 ‘골육상쟁’이 연속되는 와중에 한동안 냉담하게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이들은 전에 없던 유대관계를 다지며 결속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친족의 일에 회사를 동원한다”는 비판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투다.

재계에서는 현대가가 왕회장 시절 현대그룹으로의 부활을 꿈꾸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가의 재결집 움직임에 이어 옛 현대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한 행보에 돌입하리라는 예측이다. 속도가 붙고 있는 발걸음의 목적지는 바로 현대건설 인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그룹의 뿌리에 해당하는 현대건설은 오는 3월부터 채권단의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결과는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KCC,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에 욕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인 구도는 현대중공업과 KCC 연합군을 상대로 현대그룹이 힘겨운 싸움을 준비 중인 모양새다.

인수전의 최대 관건인 ‘실탄’이 달리는 현대그룹은 기선 제압으로 우위를 점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김성만 사장은 얼마 전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사업 기반 확대,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반드시 인수할 것”이라며 선방을 날렸다.

현대중공업과 KCC 측의 반응은 느긋하다. 인수합병(M&A)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금력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 후보 1순위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지난해 조선업 호황의 덕을 크게 본 현대중공업은 직간접적으로 10조 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에 현대건설은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실속도 챙길 수 있는 대상이다. 시가총액 7조 원이 넘는데다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량기업이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기존에 갖고 있던 현대상선 지분 25.4%와 합칠 경우 마음만 먹으면 경영권까지 넘볼 수 있는 수준이다.

KCC의 야심도 말할 나위 없이 크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형제 중 마지막으로 생존한 집안의 큰어른이다. 현대그룹의 전성기 시절에 대한 향수도 가장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범현대가 결집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정 명예회장이 꼽힌다.

KCC는 지난해 10월 전환사채를 발행해 약 1조 원의 여유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자금을 일부 투입하기는 했지만 현대건설을 인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때 가문의 장남으로 현대 재건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든든한 재력 등의 이유로 현대차그룹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대중공업과 KCC를 밀어주기로 교통정리를 하고 발을 뺀 것으로 전한다. 대신 정 회장은 금융권 진출에 박차를 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3년의 그룹 계열분리 후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로 급성장해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2월12일에는 신흥증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하고 정식으로 증권업에 진출했다.

증권사 신설과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는데 결국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셈. 재벌 기업이 금융업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재계 서열 2위의 거대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증권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파장이 크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인수로 다양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자체만 본다면 매출 비중이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해외투자와 회사채 발행, 해외 자금조달 등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물론 삼성·SK·한화 등 주요 그룹이 저마다 증권사를 보유해 정몽구 회장도 욕심이 났을 것이라는 후문도 있다.

냉정하게 말해 현재로서는 신흥증권 인수가 현대자동차가 증권업 라이선스를 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단 기업 안에 산재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룹 내 계열사들의 사채 발행 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주관할 계열 증권회사가 시급했다.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들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공개 등 각종 업무를 담당해줄 증권사가 필요했다는 것도 이유다. 현대차그룹에는 로템·엠코 등 굵직한 비상장 계열사들이 있다.

당장은 증권사가 현대자동차 내부의 산적한 업무를 담당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업부문을 확대한다는 정 회장의 야심이 숨겨져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성공으로 탄력을 받은 현대차그룹이 금융사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부문이 커지면 그룹이 분할되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증권사 인수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사업 외연을 확대하는 창대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증권 인수를 현대차그룹의 M&A 무대 등장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떨어져나간 현대 계열에 대해 범 현대가가 끊임없이 욕심을 내는 상황이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기 위한 발판의 역할을 신흥증권이 하게 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한동안 남남처럼 지냈던 현대가의 좌장들이 이렇듯 내놓고 손을 맞잡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동생인 정몽준 의원 측이 현대자동차의 지분을 취득하며 내보인 화해 제스처였다. 2007년 10월25일 현대중공업은 현대자동차 지분 1.5%를 사들였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지분율은 3.46%에 달하게 됐다.

의외로 현대자동차의 지분율이 낮은 정몽구 회장은 적대적 M&A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지분 매입으로 정몽구 회장은 M&A 위험에서 벗어나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의 지분 매입 덕분에 현대차는 바닥에 내려 앉기 직전이었던 주가도 지탱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주가를 견인해 준 셈이다. 찬바람이 불던 두 사람 사이에 공생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맺힌 일’이 없는 KCC와 현대중공업의 끈끈한 동반 행보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현정은 회장을 공격할 때 사실상 우군으로 참가했다.

2006년 2월 KCC가 자사주 52만6,000주를 처분할 때는 이를 사들여 1,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막대한 ‘실탄’을 지원해 줬고, 두 달 뒤인 4월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직접 투입돼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측은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지만 현 회장은 이를 경영권에 도전하는 의미로 해석해 갈등을 겪었다. 결국 진짜 백기사인 케이프 포천이 등장해 현 회장이 회사를 지켜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시동생의 난’의 후유증은 쉽게 아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현대건설 인수 건을 둘러싸고 범현대가가 힘을 합치는 양상을 놓고 재계에서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우선 현대 계열 회사에 욕심을 내고 있는 현대중공업에 집안 어른과 맏형이 힘을 실어주는 방법이 있다. 만도 인수전에서 정 명예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콤비 플레이를 펼쳤듯, 이번 현대건설 건에서도 두 사람이 공조체제를 만들면 성공률은 현저히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지분을 늘리고 KCC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 사실은 집안 어른들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한 물밑작업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변수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 의원의 관계다.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정치적 밀월관계를 맺은 정 의원에게 특혜를 준다는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심에 찬 현대중공업이 아직 인수 의사를 타진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업계 사람들은 전한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범현대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건설은 물론 하이닉스(옛 현대전자)까지 인수하는 경우다. 범현대가 부활을 위해 현대의 옛 계열사들을 되찾아오는 작업이 진행된다면 하이닉스는 빠질 수 없는 핵심 항목이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서는 자금력을 막대하게 키울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이 방법이라는 각론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여러 번의 난과 경영권 분쟁으로 각자의 사업에 치중하던 현대가의 남자들이 최근 들어 가족적으로 변모한 것에는 영광의 시절을 재현하려는 노력이 숨겨져 있다. 현대그룹과 범현대가 중 어느 쪽이 현대건설을 차지할 것인가? 과연 왕회장의 2세들은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까? 현대 총수 일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행보

왕자들의 공격 앞에 여장부의 선택은?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범현대가 ‘왕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은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기업인 현대상선 지분을 8.3%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지분을 25.3%, 5.9%씩 가지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KCC에 현대건설이 넘어가면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마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현 회장은 전력을 다해 현대건설을 인수할 작전을 고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체된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CEO의 면면에서 현 회장의 결심이 드러난다.

이번에 물러난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30년간 현대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노 사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사람은 김성만 전 한국유리 사장. 한국유리는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사돈기업이다.

친(親) 현대가 사람 대신 친정 쪽 사람을 채운 것에는 측근으로 무장해 현대건설 인수에 자신의 뜻을 강력히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막강한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범현대가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들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한다.

다만 현대그룹이 주도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어떤 회사와의 연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현 회장의 의중이라고.
현대건설을 두고 막강한 범현대가와 정면충돌하게 될 여장부 현 회장. 과연 그는 공룡을 이길 수 있을까?

글■박미소 월간중앙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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