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自 휴업조치의 배경-勞.勞갈등으로 최악의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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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근로자 분신을 계기로 촉발된 노.노 갈등으로 공장가동이 완전중단된 울산 현대자동차는 17일 회사측에 의해 휴업조치가 취해지는등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이번 사태는 현대계열사의 본격적인 임.단협교섭및 민주노총발족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올해 노사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배경=사태는 12일 오후 회사정문에서 해고노동자 양봉수(梁奉洙.28)씨가 사내집회에 참석하려다 경비원들에게 저지당하자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기도한 것이 계기였다.
분신 직후 강성노조원들은 사태의 원인을 회사출입을 가로막은 경비원들의 집단폭행과 現노조의 성의없는 해고자대책및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탓으로 돌리고 즉각 「양봉수분신대책위」(위원장 李象範 前노조위원장등 3인)를 구성했다.
현재 「대책위」는 분신한 梁씨가 참석하려 한 2기 공동소위원3백여명을 규합해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대책위」의 핵심세력들은 現노조의 노사협력주의에 대항하는 강성세력. 현총련을 비롯,재야노동단체들이 「대책위」의 활동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는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도 現이영복(李榮馥)위원장 체제에 타격을 가하고 본격적인 임.단협교섭과 민주노총 출범을 앞두고 노동계의 투쟁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 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망=현대자동차는 오는 8월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강.온대립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게다가 現노조와 회사측이 「대책위」를 공식 대화창구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결국 사태 장기화와 공권력 투입 에 의한 해결이 불가피할 것이 우려된다.사태 해결방향에 따라 앞으로 국내노동운동의 흐름이 온건.실리노선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강성기류가 대두될 것인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손실=전면휴업상태에 접어들면서 매출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7일 오후 현재 대형버스와 특장차를 만드는 5공장을 제외한1,2,3,4공장이 가동되지 않아 피해액이 1천억원을 넘어섰다. 회사측은 울산공장 휴업시 하루 5천40대(4백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휴업이 장기화될 경우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막대한 피해가예상되며 2천여 1,2차 협력업체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자동차는 엑센트와 쏘나타 수출주문이 평균 두달치가량 밀려있는데다 하반기부터는 아반떼를 수출할 계획으로 있는등 당초목표를 상향조정해 놓은 상태다.
〈黃善潤.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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