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日경찰의 오움敎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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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도쿄(東京)지하철 독가스 사건후 두달 가까이 계속된 일본 경찰의 오움진리교 수사는 16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교주가 체포됨으로써 큰 고비를 넘겼다.수사기간중 경찰청장관 피격,오움교 2인자 피살,또다른 악취가스사건 등이 잇따르는 바람에 『도대체 무엇하고 있느냐』는 비난을 받아온 일본 경찰로서는 한숨을돌리게 됐다.
그동안 도쿄시내에서는 정.사복 경찰이 연일 비상경계를 펴는 바람에 걸핏하면 전투경찰이 좍 깔리곤 했던 5共시절의 서울거리가 연상될 정도였다.아사하라 교주가 체포되자 일본국민들은 불안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경찰의 이번 수사과정을 보면 우리나라가 한 수 배워야 할점이 눈에 띈다.철저한 증거위주 수사와 인신(人身)구속의 신중함이다. 큰 사건이 터져 국민적 관심이 쏠리면 우선 쇠고랑부터채우고 보는 한국적 방식에 익숙한 기자에게 일본경찰의 수사는 답답할 정도였다.그들은 지하철에 살포된 사린가스와 오움교가 제작.보유중이던 사린가스의 동일성,가스살포경위등을 과학적 으로 캐면서 외곽부터 차근차근 수사망을 좁혀 마침내 아사하라 교주의살인혐의를 굳히기에 이르렀다.
오움교측에서 「종교탄압」이라며 수시로 기자회견을 해도 그대로두었다가 나중에 발언내용을 범행증거 보강에 역이용했다.한편으로일본경찰은 공식적인 수사결과 발표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수사정보를 기자들에게 슬쩍슬쩍 흘려 對국민설득에 언론을 활용하는 영악함(?)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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