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장수모델 고객선호.메이커전략이 좌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자동차를 살때 고려할 사항중의 하나는 모델 수명이다.모델 수명이 다된 차를 사면 새로 산 차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구형(舊型)취급을 받기 쉽다.최근 들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모델 교체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여서 구입 시점에 더 많은 주의를기울여야 할 것 같다.
[편집자註] 현재 「시판중인」국산 승용차중 가장 오래된 모델은 대우자동차의 르망.86년7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르망은 작년에만도 9만여대가 생산돼 대우의 소형차 간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우의 이국열(李國悅)기술담당 이사는 『르망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현재 유행중인 곡선미를 살린 디자인을 채택했고,내구성과 안전성 면에서 고객의 좋은 평을 받았기 때문에 장수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도 87년2월에 태어난 장수 모델.
이 차는 93년 1백만대 생산을 돌파했다.기아는 프라이드와 동급인 아벨라를 작년부터 시판하고 있지만 프라이드를 앞으로 5년 정도는 더 생산할 계획이다.과거에 생산됐던 승용차를 포함시켜 최장수 모델을 뽑는다면 72년8월부터 85년1 2월까지 나온 대우의 레코드가 꼽힌다.당시 마땅한 대형차가 없던 시절에 이 차는 묵직한 외모와 안락함으로 고급 관용차나 부유층의 자가용으로 애용됐다.
승용차 대중화의 신호탄이 됐던 기아 브리사(74년10월)와 국산 첫 고유 모델인 현대자동차 포니(75년12월)가 각각 7년의 수명을 유지했다.
81년 2월28일 발표된 정부의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로 기아가 승용차 생산을 중지하게 됨에 따라 브리사는 81년12월로단산되는 비운을 맞았다.포니는 후속 모델로 82년에 나온 포니2의 생산 기간 8년까지 포함시키면 무려 15년 동안 명맥을 이어 갔다.
대우가 브리사와 포니의 경쟁 차종으로 77년12월 내놓았던 제미니는 두 차에 비해 연료 소모가 많아 당시 석유 파동으로 인한 비싼 기름값 때문에 인기를 못얻어 3년3개월만에 수명을 마쳤다.쌍용자동차가 생산중인 지프형 승용차 코란도 는 69년11월 당시 신진자동차의 「짚」이라는 제품명의 차가 기본모델.따라서 국내 생산중인 모든 차종을 통틀어 가장 장수하는 모델이다.쌍용은 KJ카라는 새 지프를 개발해 곧 생산을 앞두고 있지만코란도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해 코란도 의 생산 중단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이같은 장수 모델 차들은 부품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정비기술이 알려져 어느 정비소를 가더라도 쉽게 정비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車鎭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