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장수모델-해외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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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자동차 모델 수명이 얼마나 가는가는 고객의 선호도와 함께 자동차 메이커의 시장전략에 의해 좌우된다.
아무리 오래된 모델이라도 대다수 고객이 원한다면 그 차는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의「비틀」이 대표적인 케이스.
국내에선「딱정벌레」로 불리는 이 차는 지난 37년에 독일에서국민차로 개발된 것이지만 지금도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생산되고 있다.하지만 같은 모델이라 할지라도 2~3년 주기로 차체 모양은 달라진다.
신차가 나온 후 4~5년이 지나면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적용해 엔진을 비롯한 핵심부품까지 바꾸는게 보통이다.이에 따라 같은 모델명의 차라도 처음 시판됐던 차와 후에 나온 차를 비교해 보면 똑같은 부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된 다.모델 변경만을 갖고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한계를 맞게 되면 신차를 내놓게 된다.
현대자동차 마동일(馬董一)이사는 『내수 시장만을 보고 차를 생산한다면 모르지만 수출을 생각한다면 신차 개발 기간을 최대한앞당기는게 필요하다.한때 엑셀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한 것은 엑셀을 대체할 신차 개발이 1년 정도 늦어진데 따 른 것이다』고말했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신차 개발 기간을 더 앞당길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80년대 일본 도요타등은 모델 개체 시기를 3년까지 줄인 바 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나 일본 도요타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만이 차종별로 3년 주기로 신차를 내놓을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있다. 국내 업체중 기술력이 가장 앞선다는 평을 듣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신차 개발 소요기간을 4년 정도로 잡고 있다.
결국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수 있는 차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짧은 기간내에 신차를 개발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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