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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패션쇼든 전시든 찾는 사람에게 감동 준다면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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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패션쇼나 이미지 광고를 할 때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거다. 샤넬은 제품이나 디자이너에 대해서라면 몰라도 통계수치는 말하지 않는다.”

‘모바일 아트’전에 소요된 예산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전시 개막을 위해 홍콩을 찾은 브루노 파블로브스키(사진) 샤넬 패션부문 대표를 ‘모바일 아트’ 전시현장에서 만났다. 샤넬은 패션과 화장품, 시계·주얼리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그는 “전시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고 감동받는다면 그걸로 족하다”며 예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다만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 2004년의 샤넬 No.5 향수 광고나, 지난해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온 코코 마드모아젤 향수 광고(파리 그랑팔레 미술관에서 수많은 사람이 샤넬 제품으로 치장하고 파티 장면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에 맞먹는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샤넬은 많은 돈을 들여 왜 이 같은 전시를 기획했을까. 파블로브스키 대표는 “기존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퀼팅백’을 알리기 위해 이 전시가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손잡고 ‘움직이는 박물관’이라는 개념을 개발하는 것. 창의력 뛰어난 20명의 작가를 참여시키되 국적과 연령대를 다양하게 했다.

자리에 함께한 큐레이터 파브리스 부스토는 특히 이불을 높게 평가했다. “이불이야말로 21세기를 대변하는 여성 예술가다. 그는 문학적 소양과 철학적 지식이 깊고 장인으로서의 열정과 미래에 대한 직관 또한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미술전문지 ‘보자르(Beaux Arts)’ 편집장을 맡고 있다.

파블로브스키 대표는 “이 전시에서 샤넬의 창의력, 샤넬이 추구해 온 가치가 보인다면 성공한 아트 마케팅이라 본다. 적극적인 아트 마케팅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해준다면 우리도 그렇게 하겠지만, 샤넬은 예술가들에게 자율성을 주는 쪽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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