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야기>마약성 진통제 아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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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렇게 일찍 죽을 줄 알았으면 진통제나 마음대로 놓아줄 걸….』이는 말기 암환자 옆에서 고통을 지켜본 보호자나 의료진의공통적인 심정이다.
왜 죽음을 향해 가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진통제마저아낄까. 답은 물론 마약성 진통제인 아편의 의존성 때문이다.말이 시한부 인생이지 정확히 언제 사망할는지는 하느님만 아는 일. 고통이라도 없이 살다가게 해주자고 진통제를 함부로 놓다가는점점 용량이 올라가게 마련이고 곧 최대 용량에도 효과가 없어져극심한 통증속에서 대책없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처럼 아편은 한 인간의 생동하는 삶뿐 아니라 죽어가는 인간의 삶에도 고통을 줄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진다.
아편은 심리적.신체적 의존도가 심각하지만 심한 통증을 없애주는 기능이 너무나 우수해 아직까지 의학계에서 가장 강력한 진통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의 효과는 기원전 4천년께 고대 수메르(지금의 이라크지방)인의 기쁨을 주는 식물이라는 설명이 있으나 확실한 기록은 기원전 3세기.이후 아랍 상인들이 동양에 아편을반입했는데 동양에서는 설사병인 이질치료에 사용했 다 한다.
18세기께 동양에선 아편을 피우는 일이 아주 흔한 반면 개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관대했다.
당시 유럽에도 아편중독이 있기는 했으나 알콜중독보다는 드문 일이었다.
1803년 독일 약리학자 세르튀너가 아편 알칼로이드를 정제해그리스의 「꿈의 신」인 모르피우스(Morpheus)에서 이름을따 「모르핀」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후 19세기 중반까지 의학계에 널리 퍼진 것이다.
이 모르핀을 피하주사나 정맥주사 하게 됨으로써 충동적인 사용을 부채질한 것이다.
아편을 대체할 만한 강력한 진통 효과를 가지면서 중독에 빠지지 않을 진통제 개발이 전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해결이 안된 의학계의 과제다.
〈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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