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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산업에 본격접목-美디트로이트 세계최초 센터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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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디트로이트(美國)=金政郁특파원]지난달 26일 20세기 문명을 주도한 자동차산업의 진원지 미국 미시간州 디트로이트市에는 아스팔트가 아닌「정보고속도로」시대에 영원히 기억될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고풍스런 「알버트 칸」빌딩에 들어선 세계 최초의 상업용 가상현실센터(Detroit Virtual Reality Center:DVRC)가 바로 그것.
전자오락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가상현실(VR)기술을 산업 전반에 본격 접목시키자는데 의기투합한 세계 40여개 컴퓨터관련 업체.대학.국가기관들이 정보서비스 전문회사인 미국 EDS社 주도로 6백만달러를 투입, 21세기 비즈니스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다.우선 5천평방피트 면적에 2개관이 개장돼 외관상으로는 규모가 작은 느낌이나 각 산업분야에서필요로 하는 다양한 VR기술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제작에 대부분의 투자가 집중됐다.
센터입구에 들어서면 실리콘 그래픽스.오토데스크.소니.보스.휴렛 패커드.미시간주립大.일리노이大등 VR기술구현에 필요한 각종장비및 기술제공자들의 로고가 새겨진 깃발들이 사람들을 맞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호기심어린 관람은 여기서 끝난 다.이 센터의보이어스소장은 『오로지 첨단 VR기술을 사업에 적용하려는 비즈니스맨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한다.지난해말 기준으로 1억달러규모의 세계시장을 형성한 VR기술은 99년까지 6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는 대형화면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VR기술 활용사례를 보여주는 3차원 영상관과 앞과 양옆 3면에 투사화면을 갖추고 개인이 직접 인공환경을 조작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관 「케이브(Cave)」로 구성돼 있다.
입체영상용 안경을 쓰고 3차원영상관 의자에 앉으면 훈련.마케팅.교육.건축.의학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에서 활용가능한 VR기술의 면모가 소개된다.
이 센터 참여업체인 패러다임 시뮬레이션社와 멀티젠社가 공동개발한 항해사 훈련용 프로그램 「항구(Harbor)」는 파도와 기후조건등을 변화시키며 실제와 똑같은 항해를 경험하게 한다.
파킨슨씨병에 걸린 환자의 신경세포 모습을 구석구석 확대해 보는 것,공항이나 교회.빌딩등을 가상공간속에 세워 놓고 막대한 건설비용 지불 없이 최적의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것,교과서에 나와 있는 역사적 명소를 가상현실속에서 방문하며 역사수업을 진행하는 것등이 이곳에서 자신있게 내놓은 상품이다.
영상관 맞은 편에 마련된 자동차제작 시뮬레이션관 「케이브」에서는 고객이 직접 손잡이형으로 생긴 마우스를 조작해 3면에 나타난 차체의 색깔.구조.내부장식등을 일일이 바꿔가며 원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개를 숙여 운전대밑으 로 눈을 옮기면 놀랍게도 가속기가 달려있는 밑부분이 보이며 이 또한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
센터를 찾은 고객들에게 VR기술을 설명하는 폴란드인 흐리지우스코는 이미 몇몇 기업에서 VR기술이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제너럴 모터스(GM)社는 VR기술로 미리 소비자들의 취향을 종합해 97년형 자동차모델을 제작중이며 오 하이오州의 美공군기지는 차세대 항공기용 재료의 분자모델을 시험하는데 VR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美항공우주국(NASA)과 공군이 백텔社와 EDS社가 제작한 항공기 풍동(風洞;wind tunnel)제작프로그램의 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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