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요원이 연쇄 방화…7세 어린이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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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한 소방서 공익요원이 소방관들을 골탕먹이기 위해 10여차례에 걸쳐 방화극을 벌이다 이 과정에서 7세 어린이를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경기도 양주경찰서는 7일 이런 혐의(현주건조물 방화 치사)로 黃모(23.양주시 덕정동)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黃씨는 2001년 1월 의정부소방서 모 소방파출소 소속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다 같은 해 5월 근무지를 이탈했다. 소방관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곧바로 검거돼 병역법 위반으로 8개월 징역형을 살았다.

이어 黃씨는 지난해 7월 같은 소방서에 재입대한 뒤 3개월 만에 또다시 탈영해 소방관들을 상대로 화풀이 방화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6일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노모(37)씨의 축사 안에 설치된 가옥 앞에 놓여있던 폐가구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방안에서 혼자 잠을 자던 노씨의 아들(7)을 연기에 질식해 숨지게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엔 양주시 모 빌라 앞 쓰레기더미에 불을 질렀으며, 지난 1일 양주시 덕개동 주택가 골목에 서 있던 포터트럭에 불을 질렀다.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양주시내 주택 4곳, 차량 3대 등에 모두 10차례 방화한 혐의도 받고 있다.

黃씨는 경찰에서 "공익요원도 똑같이 고생하는데도 평소 소방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잘 대해주지 않는 등 무시했다"며 "소방관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려고 탈영한 뒤 방화했다"고 진술했다.

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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