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정동영 관악을 출마 옳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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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얼굴) 전 국무총리는 3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관악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정 전 장관이 당선에 유리한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정치 도의상 맞지도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전 총리는 “그의 서울 출마 결심은 실리보다 명분이며 상징성을 의미하는데 관악을은 실리뿐이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서울에 출마하려면 상징성을 가져야지, 당선 가능성을 위주로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만일 이 지역에서 출마한다면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지 않으냐”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자신이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측근인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물려준 지역구에 정 전 장관이 뒤늦게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장관이 전 대선후보로서 상징성이 있는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관악을은 지난 13대 총선 이후 20년간 이 전 총리가 계속 당선된 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는 몇 곳의 수도권 지역 가운데 하나다.

◇잠 못 이루는 호남의원들=통합민주당 호남지역 의원들은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가 공개적으로 현역 의원 30%를 ‘물갈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공심위가 호남 지역 의원들에게 다른 지역에 비해 강도 높은 면접을 실시한 것도 의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한 초선 의원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라며 “면접 시간이 길어지면 공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3일 당 주변에선 ‘공심위 평가 자료’라는 이름의 블랙리스트까지 등장했다. 호남지역 의원들의 탈락 여부가 실명으로 거론돼 공심위가 직접 진화에 나섰을 정도다. 공심위 박경철 홍보간사는 “한마디로 괴문서”라며 “의원들에 대한 평가자료는 극비로 박재승 위원장에게만 보고되며 떠도는 자료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연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나라당 공천 배제 기준에 걸려 신청을 포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와 나를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현철씨는 국정 농단으로 엄단됐지만, 나는 150억원 수수 건이 무죄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전남 고흥-보성에 공천을 신청한 박상천 대표도 3일 공천 면접을 받았다. 박 대표는 박재승 위원장의 광주고 1년 선배다. 하지만 면접장에 선 박 대표는 “왜 당대표가 고향(고흥-보성)에 출마하느냐”는 신랄한 질문을 받아야 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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