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없애는 경찰서 과장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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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선 경찰서의 과장실이 없어진다. 경찰청은 “3월 중 폐쇄형 과장실을 개방형으로 리모델링하겠다”고 2일 밝혔다. 적용 대상은 전국 230개 경찰서에 설치된 1471개 과장실이다. 18개의 신·개축 경찰서는 이런 방침을 기본설계에 반영한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서 서장만 유일하게 ‘독방’을 쓰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치안을 일선에서 지도하는 경찰서 과장들이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사무환경을 국민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서의 기존 과장실 중 일부만 과장 집무공간으로 남겨 놓고 남는 공간은 민원처리, 민원인 대기, 직원 회의, 민원인 조사 등에 활용된다.

경찰청은 일선 경찰서 부서를 업무 특성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 모델을 제시했다. 행정부서(경무·정보·생활안전과 등)는 관공서의 일반적 형태로 직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파티션만으로 과장실 공간을 구분했다.

민원부서(수사·형사과)는 과장실 벽을 없애되 피의자·민원인이 드나드는 공간인 점을 감안, 회의 내용 등이 새나가지 않도록 유리벽을 막아 소음방지에 신경을 썼다. 보안부서(청문감사관실)는 유리창으로 과장실과 직원 사무실을 구분하되 감사 비밀이 유지되도록 별도의 상담실을 마련한다.

경찰 관계자는 “1월 전국 경찰서 경찰관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만4064명 중 61.5%가 과장실 개방에 찬성했다”며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계급주의를 타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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